산과 구름

[에세이]

by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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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비가 내렸다. 동쪽에서는 아침 햇살이 새벽을 지나 땅을 물들이고 있었고, 점점 밝아져 오는 서쪽 산등성이를 보자 높은 봉우리 하나가 비구름에 닿아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왠지 산봉우리가 구름이 떠나지 못하게 붙잡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자 왠지 마음이 처량해진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인연이지만 봉우리는 저 비구름을 붙잡지 못할 것이다. 산은 멈춰 있어야 하고, 구름은 흘러가야 하기에. 저 둘이 가진 속성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기에. 산은 구름을 따라 떠나고 싶지만 품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 구름은 그 자리에 머물고 싶지만 정오가 가까워져 오면 결국 자신의 형태가 사라지고 말 것이다. 나는 서로의 그 안타까운 결말을 볼 수 없이 이내 고개를 돌려 나의 길을 간다. 오늘은 멈춰있는 것도, 흘러가는 것도 서로 잊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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