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움이 필요하다

by 그리다

화분에 물을 주다가 문득 식물을 담고 있는 도자기로 된 화분에 눈이 갔다. 본디 이 화분도 제 안에 담고 있는 흙처럼 무르고 질척였을 텐데, 뜨거운 가마에 들어갔다 나오니 단단하고 청량한 소리가 나는 도자기가 된 것이다. 그렇게 나는 생각했다. 무른 것들은 뜨거움을 만나면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무르고 엉성한 마음도 뜨거움을 만나면 이처럼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우리가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또 사랑받아야 하는 이유가 이 도자기 속에 있었다. 소중한 마음들을 제 속에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서. 세상이 던지는 슬픔 앞에 단단해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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