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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un 30. 2021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고민

 글을 쓰는 일은 여전히 즐겁고 또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가끔 고전이나 오래된 시인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과연 '글'이라는 것을 잘 쓰고 있는 것인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그 옛날의 사람들은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도 깊음이 있고 한 문장 한 문장에 자신의 마음과 염원을 담아내었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독립투사들의 글을 보면 죽음을 앞두고 써 내려간 글에는 왠지 모를 그 커다란 다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계속 생각한다. 나는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는 것인지를 또 내가 만족하는 글은 대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것을 말이다. 


 분명 나 또한 지금 내가 느끼는 진심을 담아내어서 쓰고 있기는 하지만 항상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무언가 대단한 것을 쓰려는 것은 아님에도 퍽 이런 아쉬움이 가슴을 맴돈다. 이 마음은 무엇일까? 글을 쓰다 보면 알게 될까? 아니면 더 많은 글과 책을 읽다 보면 봄날의 꽃처럼 불현듯 내 머리에 떠오르게 될까.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서 쓰는 글이 오히려 나에게 물음을 던진다.


 윤동주 시인과 여타 많은 글쓴이들이 연필로 적어냈던 그 '부끄러움'이라는 단어에 조금씩 공감이 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고민을 하는 시간도 글을 쓰고 있는 시간도 왠지 모르게 부끄럽다. 고민을 하면서 느껴지는 한가함 때문인지 아니면 강렬하게 떠오르는 어떤 감정을 나만의 단어로 풀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너무나도 글을 쓰는 순간이 부끄럽다.

 

 한 편으로는 또 이렇게 내가 나 자신의 글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쓰는 글들에 만족하고 '이렇게만 쓰자.'라고 판단해버린다면 나의 글은 이 자리에서 멈추고 말 테니까. 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을 해야겠다. 내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으니 고민을 멈추어서는 안 되겠다. 나아지자. 새로워지자. 내가 만족하는 마지막의 어떤 글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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