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은 새롭다

by 그리다


지난 여름날에 더위와 관련된 글을 쓰면서 문득 떠올린 생각이 있다. '지금은 더위에 대해서 이렇게 즐겁게 글을 쓰는데 과연 겨울이 오면 나는 새로이 겨울을 노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그런 고민들이 무색하게 지금 나는 겨울을 기록하고 있다.


매년 똑같이 찾아오는 계절을 기록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바보 같은 일일 수 있다. 그때 나 지금이나 추운 것은 마찬가지니 똑같은 글이 반복될 것이라며 핀잔을 들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계절은 매번 다르다. 그것은 계절도 나도 다시 마주칠 때마다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계 속의 분침과 초침을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다. 같은 공간 안을 도는 두 바늘은 계속 마주치긴 하지만 결코 같은 위치에서 마주치지는 않는다. 서로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 분침은 한 칸을 전진해야 하고 초침은 61번을 움직여야 한다. 계절과 나도 이런 시곗바늘의 모습과 똑같기에 매번 마주칠 때마다 새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들은 똑같다고 여기는 순간에 홀로 미세한 차이들을 발견하고, 기록하고, 즐기는 것. 글을 쓰는 행복이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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