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다 Dec 24. 2021

겨울과 달빛


 여름이 아닌데도 가끔씩, 따뜻한 밤이 찾아온다. 그런 밤을 맞이하러 갈 때면, 꿈속을 걷는 듯한 그 묘한 기분이 내 머리를 어찌나 아른거리게 했는지 모른다. 달빛은 새벽의 모닥불처럼 은은했고, 공기는 푹신한 이불을 덮은 듯 포근했다.


 지금 내 안에 떠오르는 감정들은 연기와 같아서 그 형체를 정의할 수 없다. 다만 그것이 그리움이라면 그리움으로 부르겠거니와 행복이라 부른다면 또 행복이라 불러봄 즉도 하다.


 겨울의 사랑은 봄을 향하고 있어서 앞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가고 있는데, 나의 사랑은 어디를 향하고 있기에 이렇게 멈추어 선 것일까? 다만 구름에서 빠져나온 달만이 홀로 선 나를 비추고 있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에 꽃 한 송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