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너무 힘들다."라는 말을 연발하는 사람이 있다. 상급자가 시킨 자질구레한 일들과 끝도 없는 업무들에 연일 시달리고 있으니 어찌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업무를 하고 있는 탓인지 그 사람은 나에게 이런저런 하소연을 많이 한다. 직장 상사의 뒷담화부터 자기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지에 대한 푸념들. 이 사람이 나와의 대화를 통해 바라는 것은 감정적 공감이라는 것을 알기에 난 그럴 때마다 위로와 격려를 건네곤 한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직장에서의 풍경인듯싶지만 나는 조금 의아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이 사람의 이어지는 행동. 보통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행위를 남에게는 하지 않으려 신경을 쓴다. 그렇기에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한다면 타인에게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노력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이 사람은 매번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트집을 잡고 불쾌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러고 나면 당연한 절차처럼 그 불쾌한 말을 들은 사람들이 나를 조용히 불러내어 또 다른 하소연을 들려준다.
스트레스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이 아이러니함. 외부에서 오는 상처들을 감내하기가 어려워서 옆으로 쳐내는 것인지, 아니면 과하게 쌓인 스트레스가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는 것인지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계속 반성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