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권
평양의 부벽루,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조선 3대 누각으로 불리는 촉석루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곳. 임진왜란 당시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의로운 여인 논개의 이야기가 서려있는 고장. 이에 더해 조선시대에 '냉면 중에 제일로 여기는 것은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이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향토 음식 또한 여느 도시 못지않은 자랑이 되는 곳. 이번에 소개할 관광지는 천년의 멋과 충절의 역사를 지닌 진주이다.
타 지역에서는 사실 진주가 어떤 도시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경남에 속한 지역과 이웃한 도시들에서는 사통팔달의 도시로 유명하다. 산지가 많은 경남지역 시군 특성상 인접해있는 도시가 아니면 직행으로 갈 수 있는 버스가 잘 없는데, 진주로 오면 웬만해서는 경남의 모든 지역(험난하기로 유명한 지리산 입구까지도 가는 버스가 있다.)을 갈 수 있기 때문에 거쳐서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여행을 계획했을 때 타지에서 방문하기 쉬운 도시이기도 하며, KTX 열차까지 운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방문하기가 수월하다.
코로나로 인해서 잠시 중단된 적도 있지만, 매년 10월이 되면 진주에서는 '남강 유등 축제'가 열린다. 축제장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촉석루 옆 진주교 위에서는 축제 기간이 되면 사진과 같은 불빛 통로를 조성하곤 하는데, 인도 전체를 빼곡히 수놓은 색색의 조명등을 보면서 걷고 있으면, 축제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두근거린다.
유등 축제는 입장료가 따로 없이 무료로 운영되는데, 축제 기간에만 수상에 설치되는 부교의 경우 별도의 통행료(2,000원)를 받기 때문에 축제 이용 시 참고하면 좋다.
유등 축제기간에는 유등의 관람 말고도 곳곳에 특별한 부스가 설치된다. 당시에는 촉석루와 유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특별 데크와 커플이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데크가 설치되었었는데, 매년 조금씩 변경되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장소를 확인한 후 가면 좋다.
강 위로 띄워진 등은 진주시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학교, 시민단체 등에서 주최 측과 사전 협의하에 제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각각의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쪽이나 옆면에 제작한 단체의 상호와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형물은 크기와 주제, 형태가 제각각이지만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아름답게 수놓는다는 점에서 모두 10점 만점에 10점을 줄 수 있을 만큼 훌륭하다.
강변 한쪽에는 방문객이나 일반 시민 한 명 한 명의 바람이 담긴 소망등이 긴 통로를 따라 게시된다. 소망등의 신청은 축제가 열리기 2달 전인 7월 말에서 8월 말 사이에 예약을 받는데, 가격은 약 1만 원 선이며 문구는 정해진 문구를 이용해도 되고, 직접 쓰는 것도 가능하다.
축제 기간에는 야간에 유등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전통놀이나 문화체험과 같은 프로그램 등도 많아서 함께 이용해 보기 좋다. 진주의 요모조모를 모두 보고 싶다면 계획에 따라 일찍 진주를 방문하여 숙박을 해도 좋고, 시간이 빠듯한 경우 버스터미널이 축제장과 매우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을 즐겨도 좋으니 개인의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방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