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다 Dec 01. 2022

기다림


 12월에 불어오는 쓰라림. 움츠러드는 마음을 붙잡고 한 해가 가는 문턱에서 걸어온 발자국들을 돌아본다. 떠밀리듯 지나온 시간. 그 흐름 속에서 간신히 붙잡을 수 있었던, 사금 같은 소중함들. 누군가가 보기에는 초라할지 모르겠지만, 내게 남은 것들 중 그 어느 것도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없었다.


 무언가를 얻고자 하면 그만큼의 노력을 했고, 당장 이룰 수 없는 것이라면 때를 기다리며 긴 시간을 인내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을 통해 끝내 바라던 것을 만나고, 지켜내고, 이루어내었다.


 어쩌면 오늘 찾아온 겨울은 내가 거쳐온 이런 시간들의 필요성을 되새겨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이 지나 찾아오는 봄처럼, 꿈도, 사람도, 사랑도 기다리고 인내해야 한다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잊고 있던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