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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Mar 23. 2023

어느 하루


 모처럼 짙은 비가 내린다. 봄이 시작되고 이미 비가 몇 차례 내리긴 했지만 오늘처럼 오랜 시간 동안 한껏 내린 적은 없었다.


 회색으로 물든 하늘. 찰박거리는 발소리. 물을 머금어 진한 초록빛을 띄는 나뭇잎까지. 밝은 날을 살아가면서 잊고 있었던 나의 마음들이 비를 통해 다시금 짙어진다.


 반가운 얼굴로 분분히 흩날리는 흙먼지들을 달래며 땅을 적시고 있는 봄비. 어째선지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도 함께 적셔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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