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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Oct 06. 2023

흐르는 바람처럼


 흐르는 바람은 지나간 계절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바람은 이미 지나간 것들보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것들이, 삶에 있어서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온 시간은 향기가 되어 남는다. 하지만 과거의 조각들은 결국, 아스라이 흩어지는 메아리처럼 결코 다시 내게 돌아오지 않는다.


 과거의 한숨을 가져와 오늘을 덧씌우는 것은, 오늘 찾아온 손님을 어제 스쳐간 누군가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 따라서 나는 내 삶에게 그러한 무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바람과 같이 또 구름과 같이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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