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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소의꿈 Sep 12. 2022

목줄 풀린 개 사고 예방은 어려운 것일까.


경찰의 초동대처 미흡으로 범죄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결과론적일 수 있지만 경찰은 ‘사건’이 발생해야만 출동한다. 그러니까 ‘예방’에는 적극적인 행동을 잘 취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엔 사건이 발생해도 출동하질 못해 논란이 일었다. 바로 화살촉 사건이다. 당시 경찰 7-8명이 있는 지구대를 향해 화살촉 하나가 날아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아무도 대응하지 못했다. 심지어 십여 분간 책상 밑에 숨어 있는 바람에 범인을 뒤쫓은 경찰조차 없어 충격은 더 컸다. 경찰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현주소다.  


며칠 전 목줄 풀린 개가 초등생 아이를 물었다는 끔찍한 소식이 전해졌다. 그 사건을 목격하고 지나친 시민에게는 공분을, 도와준 시민에게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개가 아이를 물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초등생 아이를 물어 공분을 사고 있는 목줄 없는 개 뉴스를 접하면서 달라진 것이 없는 관리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목줄 없는 개가 아파트 단지를 어슬렁 거리고 돌아다녔다고 보도하는데 개가 단지를 돌아다니는 동안 정말 아무도 그 개를 보지 못했던 것일까. 아님 봤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쳤던 것 일가.  만일 본 누구라도 사전에 신고를 했더라면 초등생 은 그런 사고를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떤 사건을 목격하고 도움 주고 신고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목줄 풀린 개만큼은 적극적으로 신고를 하는 편이다. 개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임에도 사람을 공격한다는데 위험이 배가 된다


사실, 몇 년 전부터 목줄 풀린 개 때문에 전쟁을 했다. 근처 지구대를 방문해 하소연하거나 신고를 해도 대책은 없다. 시청에도 방법을 강구했지만 홍보 외에는 별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결국, 견주들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 최고의 방법인데 잘 안되고 있으니 파파라치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예방차원에서 목줄 안 한 개 신고 보상 파파라치 제도는 유효했으면 하는 상상도 해봤다. 그만큼 나는 목줄 안 한 개에 민감하다.      


그러나 목줄 안 한 개를 마주할 때마다 신고하는 것도 편치 않다. 지구대 경찰들 역시 나중에는 119에 신고하는 것이 포획에 도움이 된다고 회유했다. 그다음부터 나는 내가 유난 떠는 것인가 하는 회의감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목줄 안 한 개를 볼 때면 피해 가거나 그 자리에 멈춰서 무서움을 표현했다. 그러면 견주들은 풀었던 목줄을 묶는 시늉을 한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고 말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던 어느 날, 생태 공원에 견주 없이 목줄 없는 개가 돌아다니고 있는 걸 발견했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 거슬려서 가까운 근처 지구대에 신고를 하고 말았다. 경찰(여)이 받았다.       


나   : 지구대 우측 생태 지구에 목줄 풀린 개 한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어요

경찰 : 개가 큰가요?

나   : 아니오

경찰 : 그럼 지금 물렸나요?

나   : 음..... 물려야만 출동하나요?

경찰 :  네. 개가 돌아다니는 걸로만은 출동하지 않습니다.

나   : 물리기 전에 예방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물렸을 땐 이미 늦은 거죠.

경찰 : 그래도 저희는 사건이 발생해야만  


그때부터 내 목소리는 커졌다. 여직원은 대응 매뉴얼이 있는 AI처럼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서로 목소리를 키우며 답답해할 때 여직원의 전화기를 가로챈 남자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직원은 지금 바로 출동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출동하겠다는 말에 안심은 되었지만, 경찰의 출동 요건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시 기준이면 목줄 풀린 개는 어디에 신고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지구대에서는 시청이나 119에 신고하라고 권유했지만 시청은 행정기관이고 당장 목줄 없는 개를 해결하기엔 너무 멀다. 119 역시 근처 지구대보다 멀어 출동 시간 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 더구나 119는 목줄 풀린 개보다는 왠지 더 급한 상황에 출동해야 할 번호로 느껴져서 못한다.      


지구대 직원의 말처럼 119엔 포획 도구가 있어 쉽지만 지구대는 포획 도구가 없어 어려울 수 있다. 지구대에도 ‘포획 도구’를 비치해서 경찰도 안전하게 목줄 풀린 개를 대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목줄 없는 개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되고 견주들도 ‘위험 인지’를 스스로 감지해 더 이상 목줄 풀린 개 인사 사고가 뉴스로 전해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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