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는 무슨 글이든 쓸 수 있도록 우아한 귀부인과 같이 품위있게 조용히도 기다린다.
백지는 글이 나오면 더이상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뒤로 물러나 글을 비춘다.
백지는 뛰어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유일하게 시사한다.
백지는 그래서 어쩌면 글보다 더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나의 모든 글은 백지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백지도,
간혹,
가만히 나를 쳐다보고 있으면,
소름끼치게 무서울 때가 있음은 왜인가.
작가의 말
이 시는 모바일 화면으로는 정렬이 맞지 않습니다.
컴퓨터 화면이나 태블릿으로 보면 그 모양이 우아한 귀부인의 코르셋을 연상하도록 배치하였습니다.
찾아오시고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