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도연
grigogl. 무제


힘을 잃은 과거는,

겁이 없는 현재는,

빛이 야윈 미래는,


단지, 오늘뿐입니다.


발끝에 걸린 가시는 허연 살을 파고드는데

어찌하지 못하니 답답할 테지요


그럴 겁니다

그럴 거예

그렇겠지요

그렇게도 그랬답니다


짙은 회색 하늘이

무해하리만큼 맑았던 날은

구태여 소낙비를 뿌립니다

기어코 아무나의 옷자락을 적십니다.

언제 개일지 모를 하늘을 보며

발만 동동 구릅니다


단지, 오늘뿐입니다.



[그럭저럭 시 스물여덟 번째]

매거진의 이전글꽃씨를 묻으며 다정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