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창 너머로 가을이 보인다
추적추적
비가 닿는 곳을 지나면 풋풋한 가을이 보인다.
그 가을에는
어느새 베어버린 나무도 보이고
속절없이 잘려 나간
끈질긴 풀들도 보인다.
헛헛한 회색 하늘도 보이고
바람에 휘어질 듯한
키 큰 나무도 보인다.
가을을 증명하고픈 가을은,
붉은빛으로 물든 손을 들 것이고
창백한 낯빛으로 고개를 들 것이다
그 데일 듯 뜨거웠던 여름을
완곡히 밀어내 버린
따뜻한 가을이 보인다.
[그럭저럭 시 서른세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