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시래기가 잘 말랐다.
시래기밥 두 번, 시래기 된장국 두 번 정도 끓여 먹을 양이 나왔다.
잔디를 걷어 낸 자리에 흙을 퍼 나르고 거름을 섞었다.
그 자리에 벌써 세 해째 무를 심고 있음에도
무는 조막만 하고 수확량은 변변찮다.
그래도 이웃집 어르신이 주신 큰 무에 휩쓸려서 김장에도 들어갔고
무조림, 뭇국등 맹활약 중이다.
무청은 쿰쿰한 시래기가 되었다.
물에 담가 까칠하고 질긴 성질을 잠시 누그러뜨린 후 가스불 위에 올린다.
곰살맞게 잘 삶아진 시래기의 겉껍질을 벗겨내면 여린 속내가 나온다.
적당한 크기로 칼질을 한 후 먹을 양만큼 소분해 놓는다.
뭐 하나 버릴 데가 없는데 게을러서 보관만 하다가
봄이 되면 버려지기도 했다.
올 겨울엔 게으름은 넣어둬~ 넣어둬~
시작된 겨울이 곰삭아질 즈음 시래기된장국을 끓인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후루룩~~
꽤 시린 날들이었는데,
내일은 시래깃국으로 속을 데워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