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첫' 성교육은 어땠나요?
양육자들이 아이를 키우며 곤혹스러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특히 다른 성별의 아이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남자아기의 기저귀를 갈던 어머니들이 '어머' 할 때,
말하기 시작한 아기가 '왜 엄마는 고추가 없어?' 할 때,
자려고 누운 내 아이가 팬티 안에 손을 넣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유치원에서 연애를 시작했다는 건 귀여웠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 연애하니까 왠지 걱정스러울 때,
코 밑에 거뭇거뭇 털이 자라기 시작할 때.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그러한' 때.
어머니들은 다른 성별의 아이라 성에 대해 말하기가 좀 '그렇다'라고 하시고
아버지들은 남자들은 다 '그렇게' 큰다면서 짜식-. 하고 허허 웃으시더라고요.
그런 게 뭘까요? 그렇고 그런 성은 도대체 뭐길래 국영수과 학습지도보다 엄마의 진땀을 빼게 하고, 아빠의 얼굴에 묘한 흐뭇함을 남기는 걸까요?
성에 대해 연구한 많은 학자들은 성을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합니다. 신체적인 성, 정서적인 성, 사회적인 성, 지성적인 성. 여기에 윤리적인 성, 영성적인 성을 덧붙이는 학자도 있지만 대체로 네 가지 영역으로 볼 수 있고, 각 영역들은 개별적으로 발전하며 또한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성을 이렇게 네 가지 영역으로 접근한다면 나의 몸(신체)을 잘 알고 잘 쓰며, 나의 생각과 마음(정서)을 잘 이해하고 가족, 친구와 관계를 맺고(사회) 나를 둘러싼 관계, 문화 등의 영향 안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나에게 맞는 최선인지 잘 알고 좋은 선택을 하는 것(지성). 성의 네 가지 측면에서 보면, 성은 결국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성교육은 나의 신체, 정서, 사회, 지성적인 영역을 잘 살아가게 이끄는 교육이고 궁극적으로 나의 성을 행복하게 살기 위한 교육이 되는 것입니다.
성교육은 곧 너를 잘 알고, 잘 살며, 행복하게 살기 위한 교육입니다 라고 하면 부모님도 아이들도 눈이 동그래집니다. 이제껏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은 그런 성교육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성 '폭력' 예방교육, 성-생리교육 등 사안에 따라 필요한 일부의 성만 교육받았기 때문에 불완전한 성을 배웁니다. 그래서인지 성이라고 하면, 무섭고 지켜야만 하는 것인 줄 알았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채워나갑니다. 또래 친구들의 '그렇다더라'와 인터넷의 불특정다수가 만든 콘텐츠와 댓글, 각종 성적제작물들을 통해. 부모님과 믿을 만한 어른들이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사회에서 듣고, 배웁니다. 옳고 그름을 알 수 없는 채로요.
성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면, 부모님들은 자신이 가진 성 인식을 점검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본인들이 성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많지 않음을 느끼시죠. 성에 관한 부정적인 사건들, 논란들, 신체생리적인 성들이 주로 떠오릅니다.
부모님들이 받은 성교육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학교에서 여학생들만, 남학생들만 교실에 남기거나 강당으로 오라고 하셔서 성교육을 했었어요.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요."
"여자는 생리를 한다. 남자는 몽정을 한다,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만난 부모님들은 대부분 70-80년생 분들이었는데,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은 주로 성에 대한 지식을 넣어주는 시간이라, 자신의 성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성교육은 어떤 방향이면 좋을까요? 아이들의 성을 대하는 부모님의 성교육 철학은 어떤가요?
저의 경우에는 첫 성교육으로 학교에서 '순결캔디'와 서약서를 받았었습니다. 서약서의 내용은 '나는 이 캔디를 먹고 저의 순결을 약속합니다'라는 것이었죠. 그 캔디와 서약서의 내용에 대해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 첫 성교육이 지금도 생각날 만큼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거든요. 사실 이 순결캔디의 결말이 바로 저의 성교육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인생의 지반에 강하게 자리 잡을 성에 대한 첫 인식. 곧 내 아이의 첫 성교육은 달라야 한다, 성을 제대로 알고, 다양한 관점에서 둘러보면서 자신을 생각해보게 하자, 그리고 그 시기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전, 후의 아이들일수록 나의 성을 고민하는 생각의 힘이 자라기 때문에 초중-고학년 아이들에게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성교육은 따뜻한 접근이 되고, 그림책-하브루타 토론이 자기 성 인지의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 그렇게 저의 성교육 철학이 다져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자녀와의 대화에 적용해 보면 좋을 성의 이론과 성의 각 영역별로 접근하면 좋을 그림책을 소개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