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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ro del MUSEO DEL PRADO Feb 24. 2022

엘 그레코의 스페인 초기작 삼위일체

스페인 정착기

  그레코[La Trinidad. EL GRECO 또는 Δομήνικος Θεοτοκόπουλος. 삼위일체. 1577~1579. P1 S00]

 

    산토도밍고 수도원을 위해 만들었던 9개의 캔버스 중 하나이다. 하나님께서 죽은 아들의 몸을 지탱하는 장면을 그려주고 있고, 비둘기 형태로 표현되는 성령이 그려진 삼위일체이다. 이 삼위일체 주위에 천사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극적인 감정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매너리즘의 화가 엘 그레코는 미켈란젤로의 인체해부학과 틴토레토의 색채감 그리고 알브레히트 뒤러의 인체비례학을 접목한 그림 같아 보인다. 예수의 몸을 보고 있노라면, 미켈란젤로의 인체해부학에 등장하는 모습과 함께 뒤러의 아담이 등장하듯 보인다. 고통의 흔적은 없다. 몸의 표현법도 이전에 고통당하던 예수의 모습이 아니라, 근육의 몸매에 숙면에 든 듯 평안한 미소 그리고 그것을 묵묵히 바라보는 성부의 모습이 참으로 이 그림을 전반적으로 평안함으로 이끈다. 하지만 주변의 천사들이 격한 감정을 대신 보여줌으로써 감정의 소용돌이를 적절하게 보여주는 그림이다.


    천상의 세계에서 날고 있는 성령의 모습은 그리스도의 심장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모습인데, 전반적으로 그리스도의 몸의 휘어짐에 따른 구도의 흔들림을 성령과 성부의 넓은 어깨로 보완함으로써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왠지 모르게 전통적인 비율을 무시한 채 그려진 이 그림으로 인해 엘 그레코는 오해의 소지가 많았지만, 그래도 종교인과 당시 스페인 왕실을 제외한 모든 유럽인은 엘 그레코의 그림에 열광했다. 그 이유는 딱 하나였다. 고난과 고통의 신이 아니라, 내려다보고 바라보며 인자함으로 표현되는 신의 모습으로 그림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로마를 떠나 펠리페 2세가 스페인은 이탈리아 스타일의 르네상스로 꾸민다는 말에 당시 로마에서 사건을 일으켰던 엘 그레코는 배를 타고 35살의 나이에 스페인에 와서 자신의 그림을 사랑해주는 지역 톨레도에 머물며 생을 마감한다. 그때 스페인에 왔을 때 처음으로 그린 그림이 이 “삼위일체”와 톨레도 대성당에 있는 “엘 엑스폴리오(성의 박탈)”이다.


그림없는 미술관(YouTube) 운영자

https://m.youtube.com/c/ArtTalkJa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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