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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ro del MUSEO DEL PRADO Feb 22. 2022

베로네세의 백부장의 믿음을 살피시는 예수님

이스라엘 중에서 보지 못한 믿음의 고백

 파올로 베로네세[Jesús y el centurión. VERONÉS, PAOLO. 예수와  부장. 1588. P1 S00]

 

    르네상스의 인물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우리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온다. 물론 바로크의 인물을 바라보면 우리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아마도 모든 성인을 표현할 때 르네상스의 그림들은 화려함과 거룩함. 위주로 흘러갔고 바로크의 성인들은 우리와 같이 고뇌하고 힘들어하고 결국은 이겨냈다는 이미지로 그려진 솔직담백한 그림이다. 그래서일까? 인물의 표현법도 르네상스는 상상 속의 인물을 그리는 듯 느낌이 온다. 하지만, 바로크의 인물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 듯 실제 모델이 대상이 되어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그림은 유대인 백부장이 예수에게 찾아와 무릎을 꿇은 장면이다. 자신의 밑에 있는 단 1명의 종을 위해서 말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상황이다. 그래서일까? 뒤에 병사들은 무릎을 꿇는 자신들의 상관을 잡아 일으키려는 모습 오른편 뒤에는 자신들 상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질타의 눈빛을 보여준다. 왜 로마인이 속국인 유대인에게 무릎을 꿇느냐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백부장이 쓰던 왕관을 들고 있는 꼬마의 모습이 보인다. 이것이 전체 2/3를 차지하는 분량의 내용이다.


    베로네세는 여기에서 화려한 붓 터치의 진수를 보여준다. 투구를 들고 있는 아이의 흰색 옷자락에 칠해진 붓놀림과 장군의 갑옷을 유심히 보면 바로 티치아노의 기법이 확연하게 들어온다. 특히 갑옷에 표현된 밝게 빛나는 부분은 티치아노의 벨라투라 기법을 여실히 드러낸 제자다움이다. 무릎 꿇은 자의 모습을 결코 부끄러움과 어둠이 아닌 밝은색으로 표현함으로 장차 자신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밝은 이미지를 베로네세는 표현하고 싶었다.


    왼편의 예수는 자신 앞에 무릎 꿇은 로마 장교에게 가라고 손짓을 한다. 그 눈빛은 그윽하기 그지없다. 전체적인 그림 속 그 누구에게서도 보지 못한 저 눈빛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허탈해하는 백 부장에게 네 무릎이 모든 것을 결정지었다는 듯 강한 의지로 “가라”고 예수는 손짓한다. 결국, 백부장은 자신의 종의 병을 고치게 된다. 베로네세의 이 그림 속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부탁하는 자의 자세의 하소연보다는 그가 결단을 한 부분을 강조하고 그 결단으로 얻어진 밝은 미래의 모습을 더욱 화려한 베네치아 스타일의 터치법으로 빛나도록 그려낸 최고의 작품이다.


그림없는 미술관(YouTube) 운영자

https://m.youtube.com/c/ArtTalkJa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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