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치아노의 다음 시대를 바라볼 수 있는 그림
파올로 베로네세 La disputa con los doctores en el Templo. VERONÉS, PAOLO. 회당에서 토론 중인 예수. 1560.
이 작품은 12살의 예수가 부모를 따라가지 않고 성전에 남아 유대 학자들과 논쟁을 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그림을 언뜻 보고 있으면 티센 미술관에 있는 뒤러의 작품이 떠오른다. 왜냐하면, 구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 프라도 미술관 엘 그레코의 작품 방에서 마이노의 그림 역시 이 그림의 이미지와 같은 표현을 하고 있다.
이 그림은 스승 티치아노의 영향력 아래 베네치아의 전형적인 화풍이 빛을 발하고 있다. 빈틈없는 구도와 화려한 색채감으로 가득 메워진 구성은 티치아노의 전형적인 기법이다. 그런데 지금 보는 그림과 같은 기법의 주제를 그린 이유는 당시 반종교개혁 운동의 체제 아래에 있었기에 그리스 로마로 대변되는 르네상스의 장중함을 성경의 주제로 끌고 들어와 그린 것이다.
예수가 하늘을 가리키며 하늘의 뜻을 이야기할 때 맨 오른편의 사람들은 마치 어디 보자 하는 듯한 느낌으로 구경하듯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래서일까? 의자에 기대어 앉은 자세가 경청의 자세가 아니다. 마치 어린애가 뭘 말할 수 있겠어? 라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온다. 그리고 검은 기사 옷을 입은 사람은 산티아고 기사단이다. 저 붉은 색 십자가 마크는 벨라스케스 그림에도 나오는 문장으로 야고보 사도의 뜻을 따라 스페인을 지키는 기사단 마크이다. 왜 형성이 되었을까? 이유는 북쪽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에 바로 야고보 사도의 무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여행 시리즈 “OOO이래서 좋다.”고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아무튼, 기사는 그 말을 가슴에 담는데, 재미난 것은 저 기사의 손이다. 저 손 모양은 후에 엘 그레코의 그림에 핵심으로 등장하는 특징이 된다. 3번과 4번 손가락이 붙어 있는 저 상황은 헌신과 결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충성의 이미지는 예수가 앉아 있는 돌계단 맨 아래 강아지로부터 유추가 된다. 이미 말한 것처럼 중세 그림에 등장하는 강아지는 “충성”의 이미지로 그린다고 말을 했다.
그 기사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은 책을 읽고 있는데, 예수의 이야기가 쓰여 있는 것과 맞는가 대조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예수가 있는 돌계단 기둥을 중심으로 오른편의 한 사람은 팔을 목에 대고 경청하는 자세이고, 그 뒤 노란 옷을 입은 사람은 책을 덮었다. 이미 그 책 내용을 넘어선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기둥 왼편에는 노랑을 입은 남자와 그 앞에 있는 남자가 책을 펴들고 책과 내용의 차이점을 찾아내려는 듯 보인다. 아까 오른편에서 완전히 책에 얼굴을 파묻은 사람과는 대조되는 모습인데, 의심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그려진 패턴이다.
벨라스케스의 이탈리아 2번째 여행을 통해 구매된 이 작품은 빛과 색의 조화로 더욱 베네치아 적 스타일이 돋보이게 그렸음에도 한층 더 나아가 대기 원근법의 효과와 전체적인 색채감으로 공간 구성의 완벽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안토니오 팔라디오가 디자인한 건물을 모델로 기둥을 통한 시대적 구분과 코린트 양식에 의한 기둥의 아름다움 그리고 유대 회당의 공명을 위한 구조 아울러 그리스로마 신화의 메인인 판테온 신전의 구조 역시 건축학적 이미지로 함께 등장함을 보게 된다.
그림을 보다 보면, 책에 1548년이라고 쓰여 있으나 이 그림은 1560년경 완성작으로 추정이 되고 있다. 아마도 톨레도 산토 토메 성당의 세계 3대 성화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그림을 보면 엘 그레코의 아들 호르헤 마누엘의 주마지 손수건에 씌어 있는 연도가 있는데, 그것은 엘 그레코가 자기 아들 생일을 적은 것이지 그림의 연도를 적은 것은 아니듯 말이다.
그림없는 미술관(YouTube)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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