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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ro del MUSEO DEL PRADO Feb 24. 2022

엘그레코의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

황금성 기법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레코[El caballero de la mano en el pecho. EL GRECO 또는 Δομήνικος Θεοτοκόπουλος.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 1580.]

 

    엘 그레코가 그린 많은 초상화 중에 가장 유명한 초상화가 된 작품이다. 1578년과 1580년 사이에 그려진 이 그림은 스페인을 무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저 기사의 정확한 인적사항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자신의 자화상이라는 말도 있고,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라는 설도 있고 펠리페 2세 시대 안토니오 페레스 장관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인지는 엘 그레코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이 그림의 놀라움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목에 있는 것인데, 목에 있는 레이스의 흰 블라우스 깃은 귀족들을 상징하는 의미이다. 한쪽으로의 일관된 붓 터치임에도 세밀하게 드러나는 빛의 현상은 역시 엘 그레코가 꿈꾸는 황금선 기법의 출발점인가보다.


    이 그림의 두 번째 놀라움은 방금 이야기한 황금선 기법에 관한 부분인데, 기사의 칼을 보자. 칼끝에 둥근 분을 보면 붓 터치가 덩어리져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섬세한 붓 터치는 없고, 대충대충 마감한 듯하지만, 멀리서 보면 볼수록 칼의 위용은 다르게 빛을 비추어준다. 이런 기법이 최고로 발휘된 곳이 바로 “라스 메니나스(시녀들)”이다. 그때 가서 이 부분에 대해 연장해서 설명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그림에서 말하는 놀라움은 획일적인 자신의 상징물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전 몇몇 화가가 자신의 작품에서 사용하기는 했지만(베로네세에서 설명했지만), 일률적인 사용하기 시작한 화가는 엘 그레코이다. 그래서 3번째와 4번째 손가락이 붙어 있는 손의 그림을 그리면, 바로 엘 그레코의 작품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저 손이 나타내는 자세는 기사도로서의 맹세를 상징하는 듯한 모습으로 “언약”을 지칭하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하는 단어다. 아마도 이 그림이 스페인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이유는, 엘 그레코가 스페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스페인 사람답게 고전적으로 그리고 명예롭게 표현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림없는 미술관(YouTube) 운영자

https://m.youtube.com/c/ArtTalkJa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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