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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ro Feb 25. 2022

앨 그레코의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침례)

천상과 지싱의 구조적 대비와 마니에리스모적 기법의 신비를 드러낸 그림

 엘 그레코[Bautismo de Cristo. EL GRECO 또는 Δομήνικος Θεοτοκόπουλος. 그리스도의 세례. 1597~1600. P1]

 

    이 그림은 엘 그레코의 전형적인 특징 2단 분리이다. 하늘의 세계와 이 땅의 세계를 명확하게 구분 지을 때 구름의 현상으로 공간을 구분시킨다. 예수가 세례 요한에게 나와서 세례를 받는 장면인데, 하늘에서는 성부가 이 모습을 천사들과 지켜보고 있고, 그 중간에는 비둘기 형상의 성령이 임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 부분이 천상의 부분이다.


    이 땅의 부분에서는 예수가 세례를 받고(침례는 물에 잠기는 것이므로 그림 상황에서 머리에 물을 붓는 것이기에 침례라고 하지 않고 세례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세례가 맞다? 침례가 맞다? 의 논쟁은 그림을 보는 견해에 대해서는 종교적인 의미이기에 여기에 담지 않겠다. 예수의 머리에 세례 요한이 물을 붓자 천사들은 붉은 가운으로 예수의 머리를 덮으려 하고 있다. 홍포는 왕을 상징한다. 그래서 예수가 십자가를 지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 로마 군인들이 홍포를 입히고 나서 “유대인의 왕”이라고 조롱을 했다.


    예수와 세례 요한의 몸을 보고 있으면 전형적인 미켈란젤로의 영향력이다. 그런데 참 재미난 것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대성당에 그려진 세계 2대 성화인 “천지창조”를 보고 “목욕탕 그림”이라고 말하고 “다시 그려줄 테니 지우라” 했던 엘 그레코였지만, 미켈란젤로의 인체해부학에서 얻은 인체의 균형미는 벗어날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추구하던 매너리즘으로 그림은 이끌림을 받게 된다. 그래서 예수와 세례 요한의 모습이 정상적인 인체 비례학과는 약간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비율의 구조도 아래의 세례 장면도 둥근 원통형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천사들의 모습이 성부를 향해 집중되는 형태로 그려졌는데,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그림이 성부를 향해 모든 것이 올라가는 듯 보이기도 하고, 모든 것이 성부로부터 계획돼 실행되는 듯한 느낌을 느끼도록 그려진 그림이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이상한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엘 그레코의 사인이 담긴 종이가 있다는 것이다. 화가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특징 중 하나이다. 바로 예수가 무릎 꿇은 돌 중간에 메모지가 있다. 그곳에 엘 그레코는 자신의 이름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풀로스”를 써 놓았다.


    그리고 이 그림은 스페인의 왕 펠리페 2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엘 그레코에게 구매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그림으로 성공하고 싶어 스페인을 찾았지만 그림을 요구하는 이의 생각보다 자기 생각대로 그림을 그려나갔던 고집스러운 엘 그레코의 삶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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