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의 르네상스
1. 두초 디 부오닌세냐[Duccio di Buoninsegna, Cristo y la samaritana. 그리스도와 사마리아 여인. 1310~1311]
인본주의 영향을 받은 후기 고딕미술 운동이 활발히 전개된 시에나에서 최고의 화가로 꼽힌 사람이 두초 디 부오닌세냐였다. 두초 디 부오닌세냐는 르네상스의 서막을 열어 준 조토 디 본도네와는 다른 방법으로 이탈리아 회화에 다시 자연 형태를 도입하고 더욱더 현실감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 두초 디 부오닌세냐의 화려한 그림의 전통은 마르티나와 로렌제티 형제에 의해 계승되었다.
두초는 작은 패널들을 조합해서 하나의 스토리가 구성된 대형제단화를 2개를 만들었다. 중앙에 성모와 아기 에수를 중심으로 한 작품과 주변의 작은 패널 그리고 오늘 우리가 만나는 작품 “사마리아 우물가의 여인과의 만남”을 다룬 작품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고난주간”의 삶을 그린 그림의 하단 부분에 그려졌던 작품이다. 총 43개의 장면이 하나의 제단화를 구성해서 그림을 통한 예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표현한 최고의 작품이다. 그중 중앙의 26개 패녈은 복음서의 내용에 가장 충실한 구성을 다루었다. 특히, “가상칠언”의 모든 것을 담으려 했던 두초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높이가 무려 5M이니 얼마나 웅장할까? 그런데 아쉬움은 많은 패널들이 세계 곳곳으로 흩어져 버렸다는 것이 아쉽다. 아무튼, 1308년 10월 9일에 의뢰가 들어왔고 1311년 6월 9일에 완성이 되어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었다.
하단 부에 그림을 추가로 그린 것은 “프레델라”라는 기법이다. 물론 이 기법을 가장 충실하게 적용해서 사용한 사람은 “프라 안젤리코”이다. 프레델라의 의미는 밑그림으로 그 그림 주인공의 삶과 모든 것을 표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초의 프레델라는 그런 개념보다는 중앙에 예수의 고난주간 일주일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 외에 악마에게 받던 세 가지 심판과 제자들을 부르는 장면 그리고 사마리아 성 야곱의 우물에서 한 여인을 만나는 이야기 그리고 눈이 보이지 않던 자들을 구하고 예수의 그림 속에 항상 따라다니는 사랑하는 자(베다니의 죽은 나사로와 마르다 그리고 마리아)를 그렸다.
그림의 전반적인 해석은 배경은 금박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이콘화의 모습이다. 왼편에는 야곱의 우물가에 걸터앉아 있는 예수 그리고 그 앞에는 머리에 항아리를 이고 있는 사마리아의 여인 그리고 오른편 계단 쪽에는 사마리아에 가서 음식을 구해 돌아오는 제자들의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초는 이 패널 속에서 오른편의 건물과 왼편 예수 뒤에 있는 바위를 통해 1점 소실점 구도에 의한 확대경을 보듯 구도를 잡았다. 특히 예수가 들고 있는 손의 모양은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를 하는 장면임을 묘사하고 있다. 특히 오른편에서 대화 중인 장면을 지켜보며 들어오다가 멈추어 서 있는 제자들의 모습은 전체적인 원근법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지만, 전체적인 시선과 자세가 예수의 손 방향에 집중되어지면서 머리에 항아리를 이고 있는 사마리아 여인 역시 동일한 시선처리로 화면의 집중력을 높혔다.
다시 말해, 여인의 저 뒷 배경 속에서 소실점에 의해 예수와 제자들의 방향 그리고 바위와 건축의 구조가 보이기 시작하며 아울러 예수의 손에서 다시 기준점을 잡아 앞의 여인과 제자들의 모습으로 확대되는 틀 속에서 흐뜨러질 수 있는 균형감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예수가 우물에 앉아 있는 자세나 사마리아 여인이 마주보며 대화하는 장면은 위에서 내려보듯 구조화 되어 있지만, 제자들은 오히려 올려다보는 듯 한 이중적인 구조의 틀이지만, 두초의 이러한 원근법 덕분에 조토 디 본도네와 마사초 그리고 마솔리노와 도나텔로 등이 움직이는 르네상스가 열릴 수 있었던 것이다. 비잔틴 미술의 규칙을 깨뜨리면서 서서히 회화는 자신들이 바라보고 싶고 원하는 틀로 그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