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우수에 찬 눈 빛… 무얼 말하려하는 것일까?
4. 브라만티노(바르톨로메오 수아르디)[Bramantino(Bartolomeo Suardi). CRISTO RESUCITADO 부활하신 그리스도. 1490]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사뭇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가 그린 [예수의 부활]이 생각나는 작품이다. 물론 구성과 형태는 다르지만, 언뜻 비슷한 흐름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과거 이 그림은 “고통스러운 그리스도”, “슬픔에 잠긴 그리스도” 등 다양한 슬픔을 주제로 한 제목으로 흘러왔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정리가 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활동하던 시기에 브라만티노로 불리는 바르톨로메오 수아르디는 차가운 색을 통한 고전주의의 고요하고 인공적인 고요함을 잘 나타내던 화가이다. 이러한 모습은 도나토 브라만테(DONATO BRANMANTE)에게 영향을 받았다.
브라만티노는 당시 교회 인물들을 중심으로 초상화를 많이 그리던 중, 이 그림은 1490년 그린 “출생”이라는 작품과 함께 그린 초기작이다.
이 그림의 전반적인 모습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돌무덤이 아닌 폐허에 서 있고 그 왼편에 있는 공간은 저 멀리 높은 십자가가 배경으로 남아 있다. 어찌보면 자신이 묻혔던 공간이 아닐까? 그리고 그곳이 비어 있음을 환하게 알려주기 위한 보름달의 모습은 푸른빛으로 인해 더욱 서늘함이 밀려온다. 이어 강을 따라 이어지는 모습 속에 나무와 해안선 등은 예수의 모습과는 다른 색채감으로 기대보다는 뭐가를 정리해야 하는 느낌을 준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몸은 르네상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다비드상이나 뒤러의 아담 엘 그레코의 예수와는 사뭇 다르다. 그 아치는 섬세함이다. 이 섬세함이 더욱 도드라지도록 예수의 이미지는 철저하게 절제 되어 있으면서 못박혔던 손과 허리에는 핏자욱이 사라져 있다. 이런 섬세함은 로베르트 캉팽이나 얀 반 에이크 그리고 그들의 제자 로히에르 반 데르 웨이덴에게서 보게 되는 세밀화적 기법이다. 플랑드르의 세밀화 기법에서 보던 예수의 섬세한 손의 근육과 혈관의 모습 등도 이 그림 하나 하나에서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부활한 예수가 몸에 두르고 있는 수의는 마치 종이가 구겨진 듯한 느낌으로 입체감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민 왼 손으로 인해 바라보는 이와의 거리가 단축된 느낌이다.
이 그림이 처음에 “슬픔의 그리스도”, “고통의 그리스도”로 불린 이유는, 죽음을 맞이하고 당당하게 부활한 모습보다는 모든 이를 바라보는 측은함의 눈빛이 관찰자의 감정 영역을 건드려 더욱 집중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이 바로 브라만티노가 우리에게 이 그림을 그려 보여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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