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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ro del MUSEO DEL PRADO May 04. 2022

이콘화와 르네상스 그리고 바로크 속에서

인물의 모습을 통해 시대가 읽힌다

12. 마에스트로 그로스마인[Maestro de Grossgmain. San Jerónimo como cardenal.  헤로니모 추기경. 1498]

 

    헤로니모에 대한 그림은 두 가지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난다. 르네상스 시절에는 화려한 의상과 함께 추기경의 모습이 돋보인다. 하지만, 바로크 시대로 넘어가면서 나타나는 헤로니모의 모습은 고난과 고통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 우리와 같은 삶을 살면서 인내와 절제 그리고 헌신과 희생 등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헤로니모는 성서 번역학자로 “제롬”이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불가타역을 번역했던 헤로니모를 그렸던 르네상스는 크게 두 가지로 그렸다. 첫째는 성당과 성경 번역의 모습을 그렸고, 둘째는 사자와 함께 그렸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사자들의 모습이다. 1520년도에 그렸던 “쿠카스 크라나치”의 그림 속에서도, 세상과 떨어져 깊은 산 속에서 고행 중인 호아킨 파티니르의 그림 속에서도 사자는 등장을 하지만 재미난 것은 사자의 얼굴이 얼굴이 아니다. 자세히 보면,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왜 그럴까? 이들은 상상 속에서 사자의 모습이 이러했다는 것을 들어왔지 실제적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르네상스의 그림을 보게 되면, 인물이나 모든 상황이 대부분 상상으로 그려진 그림이 많다. 하지만, 바로크의 그림을 보면 등장인물이나 배경이 모두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얼굴과 상황이 등장을 한다. 이처럼 분명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열차의 발명으로 이탈리아 여행이 가능하게 되면서 “그랜드 투어”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


    붉은색은 추기경을 상징하는 옷으로 많이 등장을 했다. 특히 저 붉은색은 다른 색과는 달리 빛에 의해 밝게 빛을 발하는 효과를 내고 맑고 투명하고 선명해서 다른 인위적인 붉은색과는 너무나 큰 차이를 드러낸다. 저 색을 내는 재료는 “선인장에서 자라는 연지 벌레”이다. 좀 전에 만났던 헨리 8세의 초상화 배경이었던 색 “라피스 라줄리”와 같은 재료였다.


    보통 그림을 그릴 때 규칙을 동원을 한다. 성 헤로니모는 사자와 성당과 성경책이 등장하고, 카타리나 성녀는 칼과 바퀴가 등장을 한다. 아마, 이 그림은 잠시 후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의 작품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자신이 들고 있는 접시에 두 눈동자가 있으면, 루치아 성녀이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노래 “산타 루치아”이다. 물론, 해당 지역을 노래한 것이지만, 그 지역의 이름이 이 성녀를 두고 한 이름이다.


세고비아 알카사르 내부에 가면 이세벨 여왕의 1474년 12월 13일 즉위식 그림이 있는데, 바로 이 루치아 성녀의 축일을 기억하던 당시 세고비아 사람들을 위해 그린 그림이다. 왜냐하면, 문맹률로 인해 글을 알아보지 못했기에 그림으로 상황을 대신했던 이유이다. 그래서 가서 보면, 전부 이세벨 여왕부터 추기경 등 모두의 눈이 다 빠져 있다. 그렇다면 그림 속에 등장하는 성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손이나 접시에 여성의 유방을 들고 있는 자는 아가타 성녀이고, 몸에 화살을 한 개 또는 열 개를 묶여서 맞고 있는 남자는 세바스티안 성인이다. 그리고 아폴로니아는 집게와 이빨이 등장을 하는 등 다양한 규칙을 가지고 그 사람을 특정한다.


    그 이유는, 그 시기의 모든 사람들이 위에서도 말했듯이 글을 몰랐기에 그림은 곧 교육의 원리였던 것이다. 톨레도 대성당에 엘 그레코가 그린 예수의 열 두 제자가 있지만, 설명이 없어서 구분이 어렵다. 그러나 파라도르에 올라가면 복제본으로 하나 하나 이름이 적혀 있다. 그 그림을 보면서 이름을 확인하면 열 두 제자의 특징과 직업에 대한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바로 이런 종교화는 의도적인 목적을 가진 그림이기에 설명 없이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누구나 익숙한 환경이어야 한다. 그러기에 이 헤로니모의 그림 역시 그런 의미에서 성경을 번역한 삶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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