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으며 걸으며
비가 내린다
하루 종일…
새벽에 창문을 두드리던
그 소리에 깨어
지금까지
해야 할 일을 하며
정신없이
시간을 스쳐가게 했다
소린하고 요란한 소리와 달리
걷는 이 시간
우산에 부딪치는 물방울 소리를 들으며
오케스트라의 협연보다
가슴 깊이 파고 든다
지친 하루가 될 듯 한데
비 속에 날아오는 한 마리의 왜가리과 새를 보았다
바로 앞으로 날아오는데
카메라 켤 시간이 충분하다고
머리는 움직이는데
초연하게 날아가며
펄럭이지 않고
땅이 주는 기운에 맡기고
날아가는 그 유영을 보자니
셔터로 담을 이유가 앖었다
나를 위해 준비된
자연을 통해 주는
신의 위로의 선물임을 알았기에
날아가는 녀석의
뒷 꽁지를
한없이 착지할 때까지 바라만 보았다
“작곡가들의 마음이 이랬그니!” 싶다
기타 들고 난리 부리던 대학 시절
국어 선생님이 좋아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겠노라
수 백편을 써내려 갔다
다 어디 가 있을까?
같이 교헤 다녔던 동생이
언젠가 그랬다
그 시랑, 그 소설
나 한테 다 있어 하는 것이다
갑자기 부끄러웠다
10대와 20대의
말랑말랑한 감성만을 감았던
그 내용들을 떠올려보니
웃음만 났다
삶이라는 것이 이런 것 아닐까?
너무 큰 기대도 말고
그렇다고
주어진대로 살아야 한다고도 말고
행복해하며
미소지으며
함께 할 사람과
그려나간다면
이것으로 만족이다
그래서
난 지금 만족이란 이야기이다
2022.08.30. namu.arttalk jairo 비를 맞으며 걸으며 찾아온 새 덕분에 글쓰며 생각하며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