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납득할 수 있는 결과
그만두라고 한 날 이후
나는 자주 그 순간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이의 축구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아이의 성장이 아니라, 그 옆에 있던 나의 변화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조직이나 체계에 대한 설명을 줄였다.
구조보다,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이어가다 보니
결국 한 가지 질문에 닿게 되었다.
공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아이의 축구를 지켜보며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선발과 탈락을 함께 겪었다.
잘해서 뽑히고, 못해서 떨어진다.
그 단순한 일이 반복된다.
단계를 거칠수록 숫자는 줄어든다.
수만 명 중에서 몇십 명만이 남는다.
특별한 일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반복되기 때문에
그 과정은 점점 당연한 것이 된다.
돌아보면
아이는 늘 자기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그걸 다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다.
누군가의 판단이 아니라
구조가 계속해서 걸러내는 방식.
그래서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진다.
떨어졌을 때
억울함보다 먼저 드는 생각은
다음에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공정이라는 것의 형태를 생각하게 되었다.
공정은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그 안에서 남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납득이라는 기준이었다.
허약했던 아이는
이 과정을 지나며 축구를 배웠고,
나는 그 과정을 통해 구조를 보게 되었다.
아이에게 남은 것은
몇 번의 선발과 탈락이 아니라
실력으로 설명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오래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