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플레이

06 지켜보는 사람과 지나고 있는 사람

by 무비

축구를 시작하면

걸음마부터 시작한다.


볼을 양발 사이에 두고

몸에서 벗어나지 않게 컨트롤하는 연습부터

급작스러운 움직임에 대비하는 훈련까지.


그렇게 볼을 간수할 수 있게 되면

자신감이 생긴다.


드리블로 돌파를 시도하고

수비수를 따돌리기 위해 턴을 익힌다.


대부분 이 과정을 거치며

잠점 익숙해지고, 잘하게 된다.


이때

실력만 좋아지는 게 아니다.

가지고 있던 성격도 함께 드러난다.


아이는

볼을 피해 다닌다.


상대 수비수들 사이로 숨어

동료의 실패한 패스를 내 탓이 아닌 것처럼 만든다.


볼이 지나가는 경로에서 비켜서고 뛰지 않는다.

상대방이 드리블로 몰고 오면 미리 발을 내밀어 오히려 돌파하기 쉽게 한다.


그런데

골을 넣을 기회가 오면 가장 좋은 자리에서

볼을 달라고 한다.


득점은 한다.

하지만 팀은 승리에서 멀어진다.


결국

팀원 모두에게 '약하다'는 말을 듣고

우울해지는 시간이 온다.


이기적인 플레이의 시간이다.


'그런 식으로 할 거면 그만둬'


어느 날 시합을 마친 아이에게 결국 그렇게 말했다.

이기적인 플레이를 계속할 거라면 축구를 하지 말라고 했다.


스파이크를 벗으며 골을 넣었다고 웃던 얼굴이

예상하지 못한 나의 말에 금세 굳어버렸다.


동그란 눈이 붉어지고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똑바로 하겠다고 했다.


나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는 지나가고 있던 것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단계를.


그날 가장 이기적이었던 사람은


어쩌면 나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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