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타일러 라쉬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읽고
기후위기, 북극곰이 아닌 우리의 문제
몇 년 전 ‘환경’을 키워드로 하여 저자인 타일러 라쉬가 예능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현재의 지구의 시간은 2시간 14분이 남았음을 시계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지구의 시계가 흐를수록 어떠한 변화를 초래하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극단적인 날씨 변화 기상이변, 사계절이 있기 어려움 등을 설명하였다. 또한 이러한 기후 위기가 지속될 경우에 한반도는 어떻게 변하는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주었다. 패널들은 저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충격적인 표정을 지었다. 사실에 대해서 몰랐던 것이다. 당시에 방송을 보는 나 또한 그러했다. 이전에 비정상회담이라는 예능 프로에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쳤던 저자의 모습이 인상 깊기에 그가 ‘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어떤 주장을 펼칠지 방송을 보고 더 궁금해져서 책을 읽게 되었다.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 ‘기후 위기’는 이전부터 사회적 이슈였고 토론이나 논술의 단골 주제였다. 나 또한 고등학교 때 대학교 입시를 위해 논술 학원에 다닌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에 논술 주제로 기후 위기가 나왔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를 주장으로 하여 글을 썼었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기 위해 북극곰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 등을 썼었다. 당시에 선생님께서 피드백해 주시길, 사람들은 북극곰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으로 그 심각성을 깨우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개인의 부동산이 사라질 수 있다, 해안가의 집은 다 붕괴될 수 있다 등의 예시를 들어주셨다.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사람들은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일이 아니면 무심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때 나는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정말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설득하는 글을 쓰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막연하게 지구온난화는 부정적인 것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계적으로 쓰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글을 쓰는 나조차도 나와 다른 세계의 일이라 생각하며 쓰는 것 같았다.
타일러 라쉬는 나와 같은 사람 즉, 자연과 단절된 인간을 ‘빅박스 스토어’에 갇힌 채 살아가는 것에 비유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은 자연이라는 거대한 존재에 의해 쉽게 아스러지는 공간인데 인공적으로 가꾸어 놓은 환경에서 살아가다 보니 자연을 망각한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서 피해를 입는 것은 나약한 북극곰과 멸종위기 동물일 것이지 과학이 발달한 인간이 아닐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갇혀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했던 나조차 마스크를 쓰고 옷장을 보면서 기후 위기를 실감하였다. 극단적인 계절, 점차 심해지는 재난, 전염병을 체감하면서 말이다.
또한 광고에서도 기후위기가 우리의 문제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최근에 가장 인상 깊게 본 광고는 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친환경 기술- 탄소 줄이는 기술과 관련한 광고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탄소의 발자국을 보여주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광고였다. 광고를 보고 메일 지우기부터 실현하였다. 쌓아둔 메일이 탄소를 낭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여 의미 없는 메일도 지우기 귀찮아서 쌓아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친환경을 내세워 자신의 기업을 홍보한다는 점에서, 또한 친환경과 지속 가능한 내일을 모토로 한 기업을 홍보한다는 점에서 그만큼 친환경이 현대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음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축산업이 온실가스의 18%나 차지하여 사실상 환경을 망치는 주범 사업이라는 점이다. 특히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FSC 인증 마크를 몰랐던 것처럼 쌓아둔 메일이 탄소를 낭비한다는 것처럼 무지한 나의 행동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문제를 가시적으로 보여준 것만큼 우리가 해야 하는 일 또한 명시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일단 작가부터 이 책을 내기 전까지의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의 과정을 보여주었는데 종이와 잉크를 모두 친환경적으로 출판하고자 여러 출판사에 문의를 했다고 한다. 책에 사용된 종이는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적인 종이라고 한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중요한 것은 기업과 언론이 정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선택을 함으로써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친 일반화를 하는 것을 싫어하는 나이지만 환경은 오염되긴 쉽고 복구하긴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작은 사실도 공유하고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나 하나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나라는 안일한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정말 환경과 지구에 대해서 공부하고 전체의 시스템에 대해서 이해하려 노력하여 적어도 무지하여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생각 없는 무관심으로 비싼 대가를 치르기 전에 내일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내게는 선택권이 있음을 인지하고 나의 선택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하는지 항상 생각해야겠다. 두 번째 지구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