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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면 Mar 01. 2023

[책 리뷰] <10대를 위한 나의 첫 시 쓰기 수업>

낯섦을 부여하는 법에 대하여

비유와 상징을 학습한 후 시를 쓰는 수업을 할 때 참고했던 책이다. 학기 중엔 발췌독하여 수업 때 사용하였는데 그 이외에도 좋은 내용이 있어 리뷰를 남긴다.


낯섦을 부여하는 법에 대하여

오래된 영상이지만 수업 오티 시간에 항상 보여주는 영상이 있다. The power of words라는 영국의 한 광고회사의 영상이다. 이 영상에서는 구걸하는 장님이 나온다. 그의 옆에는 'I'm blind, Please help.'라는 팻말이 적혀있다. 그를 외면하는 사람이 많다가 한 여자가 등장한다. 여자는 장님의 팻말을 보고 문장을 고쳐 쓴다. 여자가 가고 나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장님에게 돈을 준다. 뒤이어 등장하는 여자에게 장님이 'What did you do to my sign?'이라 묻자 여자는 'I wrote a same but in different words.'라 대답하고 사라진다. 카메라는 뒤이어 여자가 쓴 문구를 보여준다.

여자가 쓴 문구는 '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이었다. 곧이어 'Change your words, Change your world.'라는 문구가 등장하며 영상이 끝난다.

똑같은 메시지이지만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독자에게 주는 영향은 다르고 그것이 국어를 배우는 이유다가 내가 오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같은 메시지와 감정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새롭게 표현할지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그것을 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이 책에서는 단어 바꾸기, 단어 연결하기, 뒤집어 생각하기 등의 문장 연습을 통해서 일상에 낯섦을 부여하는 법을 소개한다. 실제로 수업 시간에 평범한 문장을 뒤집어 생각하여 낯설게 만들어 보는 것을 하고 그것을 모둠별로 공유하게 했는데 아이들마다 다른 문장이 나오기도 하고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장이 나오기도 해서 재미있었다.



하나의 단어 변화가 주는 파장

이렇게 단어를 바꿔보기도 하고 뒤집어 생각해보기도 하면 좋은 점은 낯선 문장을 만들어 창의력을 기르는 것도 있지만 하나의 단어가 주는 무게감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점도 장점이다. 주어를 바꾸든, 서술어를 바꾸든 문장이 주는 분위기와 상황이 전환된다는 점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무게감을 생각해 보고 단어를 고심하게 된다. 유의어이지만 단어가 주는 어감의 차이, 어울리는 단어의 차이 등 사용하는 언어를 섬세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다.


교육과정에서는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독자에게 감동이나 즐거움을 주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성취기준으로 하고 있다. 일상에 낯섦을 부여하여 독자의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는 경험을 시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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