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테이프를 듣다
군복무 시절이었다.
휴가를 나왔는데 길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꽂혔다. 진짜 제대로 꽂혔다. 제목은 사랑해 이 말 밖엔. 복귀하는 날 부랴부랴 CD를 사서 들어갔다. 고참들의 반응은 하나 같았다.
"이게 뭐야?"
사랑해 이 말 밖엔 처럼 한 노래에 꽂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체크의 나 만큼 널이 그랬다. 어디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듣자마자 딱 꽂혔다. 바로 음반점으로 가 카세트테이프를 샀다. 궁금했다. 속지를 펼쳤는데, 어라 제대로 된 가수 사진은 없었다. 작은 사진은 있지만, 뭔가 아쉬웠다. 대체 누구길래.
궁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TV에서도, 신문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뮤직비디오로 1~2번 본 것이 전부였다. 친구들도 "왜 이런 걸 듣냐"는 반응이었다.
이유가 있나. 그냥 좋으니까.
기다릴게 너의 웃음, 너의 비밀 내가 말해줄 때까지. 누구도 나 만큼 널 사랑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니까.
단 오리지널보다 리믹스 버전이 훨씬 좋다.
사실 앨범 전체는 평범하다. 노래도 다 비슷하다. 유행대로 발라드도 넣고, 조금은 격렬한 리듬의 댄스곡도 들어있다. 하지만 빼어난 보컬이 아닌 만큼 나머지 노래는 귀에 쏙쏙 꽂히지 않는다. 활동 자체가 거의 없었으니 춤은 판단 보류하겠다. 아쉬운 점은 가사지가 없다.
시간이 조금 흘러 마운틴이라는 혼성그룹이 나왔을 때 "아, 저 사람이 체크였어"라고 속으로 말했다. 이후 원투라는 그룹으로 활동한 오창훈이었다.
*몇 년이 지나고 쿨 노래를 듣다가 '어'하는 탄식이 나왔다. 발라드로 바뀌었을 뿐 나 만큼 널과 똑같은 곡이었다. 나의 바램(표준어는 나의 바람). 표절인가? 리메이크인가? 알고 보니 작곡가가 같았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멜로디만 들려주면 쿨의 노래로 알 것 같다.
*PICK - 나 만큼 널(Remix Version)
SIDE A
1.궁금해 3:32
2.네가 꿈꾸던 세상 4:26
3.나 만큼 널 3:26
4.힘들어 4:27
5.우리는 친구 3:55
SIDE B
1.나를 보내줘 3:59
2.인어 이야기 4:15
3.이봐요 그러지 말아요 우리 3:25
4.나 만큼 널 3:46 (Remix Version)
5.나 만큼 널 3:46 (Instrum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