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ENIE - Cool World

카세트테이프를 듣다

by 원투아빠

고등학교 시절 우리 반에 밴드를 하는 친구들이 모여있었다. 보컬부터 기타, 드럼, 그리고 베이스까지. 그 친구들 덕분에 밴드 음악에 입문했던 것 같다. 물론 메탈 쪽은 그때도, 또 지금도 어렵다.


덕분에 학교 내 공연도 꽤 가까운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공연을 보면서 "나도 저 자리에 서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막연히 하기도 했다.


대학교 시절에도 밴드가 유행이었다. 과마다 밴드가 있었고, 친한 친구들은 밴드에서 보컬, 또 드럼으로 공연에 섰다. 특히 한 친구는 홍대에서 밴드 활동을 했다. 여성 보컬이었고, 밴드 이름은 슈퍼마켓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덕분에 조선펑크라는 앨범도 구매했다.


그리고 이 친구를 중심으로 우리끼리 밴드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도 했다.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베이스를 배우겠다고 했다. 결국 이 밴드는 단 한번 합주도 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내 베이스도 처음 코드 몇 개만 배운 채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솔직히 끈기가 없었다. 딱 하루 이틀 연습하면 뭔가 눈에 띄는 발전이 있을 줄만 알았다. 당연히 그럴 일은 없었고, 쉽게 포기했다. 지금도 비슷하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으면 쉽게 포기한다.


당시 아마추어 밴드의 레퍼토리가 있었다.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대표적이었고, 메탈리카, 또 본조비 등도 포함됐다. 특히 지니의 '뭐야 이건'은 필수곡이었다. 특히나 반항적인 느낌의 '뭐야 이건'에 친구들은 열광했다.


KakaoTalk_20201014_095748491.jpg


지니를 처음 봤을 때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이미 솔로로 성공을 거둔 보컬 신성우에 공일오비 장호일, 그리고 넥스트 이동규로 구성된 멤버 자체가 멋, 그 자체였다. 어찌 보면 연말 시상식에서나 볼 수 있는 조합이 아닐까.


메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다소 거북한 첫 곡을 지나면 낯익은 휘파람 소리가 나온다. '룰루랄라~' 도입부부터 즐겁다. 이어 외쳐지는 '뭐야 이건'. 노래를 듣다 보면 어린 시절 난 무슨 꿈을 꿨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이런 것이 어린 시절 반짝이던 눈망울로 그렇게 항상 꿈꾸고 그리던 그런 나의 모습은 아냐


진짜 난 어릴 때 무슨 꿈을 꿨을까. 돌아보면 많은 걸 하고 싶었다. 야구 선수, 또 농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체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TV를 보면서 생긴 막연한 환상으로 신문방송학과, 또 광고홍보학과에 가고 싶기도 했다. 결국 신문방송학과에 갔고, 스포츠와 관련된 일도 하고 있으니 꿈을 이룬 걸까?




*앨범은 반반이다. 능력자들이 모인 덕분에 메탈풍 곡도 있고, 신성우 보컬에 묻어가는 잔잔한 곡도 있다. 가사는 굉장히 직설적이다. 사실 이 앨범에서는 '뭐야 이건' 외 기억에 남는 곡이 없었다. 그래서 운동할 때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스트리밍이 안 된다. 결국 테이프를 꺼내 다시 들었다. 듣다 보니 '신데렐라 컴플렉스(외래어 표기법은 콤플렉스)'도 또렷하게 기억이 났다. 요즘 '신데렐라 컴플렉스' 같은 가사가 나온다면. 옳다, 그르다, 또 좋다, 나쁘다를 떠나 가끔은 점점 퇴보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PICK - 뭐야 이건




SIDE A

1.G.E.E.N.I.E

2.뭐야 이건

3.Rain Song

4.친구의 모습으로


SIDE B

1.신데렐라 컴플렉스

2.에덴의 정원

3.독백이 그린 미소

4.Cool World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