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테이프를 듣다
종합병원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종합병원이 낳은 최고 스타는 신은경, 그리고 구본승이었다. 키도 크고, 스타일도 좋았다. 당시 남자 중학생들의 롤모델 중 하나였다. 원톱은 김성재, 그다음은 구본승이었다. 구본승은 X-세대의 대표 주자였다. 그런 멋이 있다. 청바지에 흰 티 하나만 입어도 흘러나오는 멋.
비슷한 시기에 나온 솔로 앨범도 남학생들에게는 멋, 그 자체였다. 딱히 춤을 잘 추는 것도,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닌데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특히 너 하나만을 위해는 듀스 이현도가 만든 곡이었으니 남학생들이 열광할 법도 했다.
꾸준히 앨범을 냈다. Part 1, Part 2, 카리스마, 그리고 당대 최고 하이틴 스타가 뭉친 본승 & 동건(드라마 사랑 OST에서 프로젝트 앨범으로 발전했다)까지.
그리고 1999년.
마지막 솔로 앨범이자 4집 앨범인 ZEN을 발표한다. 앞선 앨범과 확실히 달랐다. 직접 프로듀스 했고, 작사 작곡에도 참여했다. 타이틀 곡 미워도 다시 한번도 구본승이 만든 곡인데 당시 구본승이 약간 밴드 음악에 꽂혔던 것 같다. 앨범 재킷에도 밴드 멤버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
사실 앨범을 구매하고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다. 미워도 다시 한번만 주구장창 들었다. 카세트테이프를 꺼내 다시 듣기 전에 뮤직비디오를 먼저 봤다. 지금 봐도 멋있다. 오클리 선글라스, 흰 민소매 티, 하나씩 따지면 이상한 아이템들을 멋들어지게 소화한다. 역시 남자는 키다.
아무 생각 없이 쭉 들었다. 확실히 스타일이 갈린다. 구본승이 만든 곡과 작곡가 양정승이 만든 곡으로. 직접 만든 밴드 음악에서도, 양정승이 만든 애절한 곡에서도 구본승의 보컬은 꽤 매력적이다. 3집의 시련에서의 보컬은 최고였다. 물론 빼어난 보컬은 아니다. 인정.
앨범 재킷도 다시 한번 쭉 훑었다. 뭐 개인 차이겠지만, 지금 입고 돌아다녀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헤어스타일, 패션이다.
그때 구본승은 멋있었다.
*멜론에서도 들을 수 있다. 다만 멜론에는 추억 1999, 나도 너에게 할 말은 많다, DREAM, 이 세곡에 장동건의 이름이 함께 쓰여 있다. 결론부터 말하는 장동건의 목소리는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 번 들어봐도 마찬가지다. 실제 앨범에도 장동건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듀엣곡을 들으려면 둘의 프로젝트 앨범을.
*PICK - DREAM
SIDE A
1.KING OF MAMBO 0:44
2.미워도 다시 한번 3:14
3.사랑하는 동안 4:19
4.RHODES BLUES 0:27
5.인연 3:34
6.나도 너에게 할 말은 많다 3:34
7.나비 4:34
SIDE B
1.추억 1999 4:06
2.MONOCHESTRA 0:45
3.DREAM 4:40
4.SO IN LOVE 4:29
5.나비(SHIN's REMIX VERSION) 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