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테이프를 듣다
어렸을 때는 그 매력을 모르다가도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는 음악이 있다. 물론 그 시절 좋아했던 음악은 나이가 들어서도 싫어지지는 않는다. 추억이니까. 대신 좋아하는 정도의 무게가 달라질 뿐이다.
베이시스, 정재형의 음악이 그랬다. 어렸을 때는 어려웠다. 들으면 좋은데 자꾸 듣게 되지 않는 음악이라고 할까. 어쩌면 그저 친구들과 대화를 위한 음악에 내 귀가 맞춰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듀스, H.O.T.를 논할 시기에 베이시스는 어울리지 않았다.
서른, 마흔이 지나면서 정재형의 음악은 귀에 쏙쏙 박혔다.
베이시스 2집. '작별의식'이 들어있는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단순한게 좋아'인데 베이시스의 이미지와 맞지 않아 활동 2주 만에 바꿨다고 한다. '단순한게 좋아'의 작곡가는 강린. 예전 E.O.S.의 리더였다. 당연히 베이시스, 또는 정재형스러운 곡이 아니었다. 타이틀곡답게 영어 버전도 실렸지만, 2주 만에 뒤로 밀려난 불운의 곡이랄까.
'작별의식'이야 워낙 유명한 곡이니까 살짝 넘기더라도 꽤 유명한 곡들이 실린 앨범이다. 숱한 여성 보컬들이 리메이크한 '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가 대표적이다.
*'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는 2000년 고호경, 2010년 럼블피쉬, 2020년 조이(레드벨벳)가 리메이크했다. 공교롭게도 여성 보컬들이 10년 주기로 리메이크했다. 개인적으로는 고호경 버전을 좋아한다.
*PICK - 작별의식
SIDE A
1.단순한게 좋아 4:28
2.간둥이의 슬픔 3:20
3.두려움을 버려(Release your fear) 3:31
4.내가 없는 동안에 4:09
5.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4:12
6. I like it simple(Eng. version) 4:28
SIDE B
1.작별의식 4:29
2.우는남자(雨=男子) 3:14
3.들어줄 수 있는 사랑은 4:33
4.알리바이 3:29
5.Release your fear(Eng. version) 3:31
6.시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