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 - 期待
카세트테이프를 듣다
나이가 들면서 정재형의 음악이 좋아졌다. 물론 그 전에도 정재형이 만든 곡들을 좋아했다. 하지만 정재형이 만든 곡인지 모르고 좋아했던 경우가 많았다. 정확히 말하면 작곡가로서의 정재형은 좋았지만, 가수로서의 정재형은 나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사실 정재형의 데뷔작인 베이시스도 그랬다. 보컬의 매력보다는 클래식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온 그룹이었다고 생각한다. 유희열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유희열의 보컬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기대(期待). 정재형의 첫 솔로 앨범이다. 베이시스 1, 2집과 홀로 만든 3집 베이시스 프로젝트를 거쳐 만들어낸 솔로 앨범.
그냥 들어도 "아! 정재형이구나" 싶을 정도의 음악이다.
좋다.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만 여전히 정재형의 보컬은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재형이 노래를 못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 나름의 매력은 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는 않지만. 다만 이 좋은 곡들을 토이처럼 멋진 보컬들에게 맡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가사는 참 아름답다. 정재형이 작사한 곡도 있지만, 노영심, 심현보, 이적, 김동률 등이 가사를 썼다. 곡과 잘 어울리는 가사다.
*정재형의 솔로 앨범에는 '내 눈물 모아'가 실려있다. 정재형이 만든 곡으로 서지원의 유작 앨범 타이틀곡이기도 했다.
*PICK - 내안의 작은 숲
SIDE A
1.내안의 작은 숲 5:22
2.기대 4:54
3.그대로부터의 시작 4:56
4.저무는 길 3:52
5.이별의 끝에서 4:35
6.SIGH 4:07
SIDE B
1.그리고 아무말도 없었죠 4:44
2.시련 5:27
3.체념 4:43
4.내 눈물 모아 4:39
5.아름다운 시절 4: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