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 나는 피어났다.

사랑을 잃고 나를 쓰기 시작했다.

by 그릿 grit

사랑을 잃고 나는 , 나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글을 쓰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살아 있어야 할 이유가 필요했을 뿐이다.

KakaoTalk_20260112_171639536.jpg

스물넷

세상이 멈췄다고 믿었던 그 나이에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그의 선택은 너무 갑작스러웠고

그 이후의 시간은

설명할 언어조차 찾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 힘내라고

아이를 위해서라도 버텨야 한다고


하지만 , 상실은

"시간"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건 매일 아침

다시 살아야 하는 선택을

혼자서 반복하는 일이었다.


아이를 안고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날이 있다.

울음은 멈추지 않았고

누군가를 부를 힘조차 없었다.

KakaoTalk_20260112_171813806.jpg

그래도 그 아이의 작은 손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엄마라는 이름은

나를 강하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오늘을 포기하지 않게 했다.


살아야 했고

먹여야 했고

벌어야 했다.


나는 생계의 최전선에서

상처를 감춘 채 웃어야 했고

돈을 벌어야 하는 엄마로서

하루를 견뎌야 했다.

슬픔을 애도할 틈도 없이

현실은 늘 다음 선택을 요구했다.


그렇게

버티는 사람이 되었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살아있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이 글은

슬픔을 전시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를 잃은 뒤에도

삶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한 기록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

다시 사랑을 믿게 되기까지의 과정이다.


나는 여전히

완전히 괜찮지는 않다

지금도 종종 무너지고 , 여전히 두렵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피어났다.

3.jpg

이 연재는 상실 이후에도 삶을 선택한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혼자라고 느껴지는 밤에

"괜찮아"라는 말대신 조용히 옆에 앉아

같이 숨고를 수 있는 문장이 되었으면 한다.


잘 버티지 않아도 괜찮다

천천히 와도 괜찮다


우리는 이미,

오늘을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여기까지 와 있으니까


오늘도 살아 있는 당신에게

이 기록을 함께 건네며

시작해 본다.

-그릿 Gr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