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코로나가 지속되고 있다
마스크는 당연한 필수품이 된 지 오래이고.... 누군가를 만나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럽다. 바이러스의 변이. 진화.... 끝없는 바이러스의 진화 앞에서는 첨단 과학도 뒷북이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12월이고... 겨울 하늘은 파랗다.
어제든 오늘이든... 내년이든 결국은 같은 하루일 뿐이다
연말이라 하여 아쉬워할 이유도 없고 새해가 되었다 하여 호들갑을 떨 필요도 없다. 그냥 365칸의 숫자.
날마다 하루씩 제공되는... 하루를 그냥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달력의 숫자는 편의적 기호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하니 그 기호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문학행사도 위축되어 있다. 코로나의 긴 터널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삶을 구속한다.
운 좋게도 수상의 기쁨을 누린 겨울... 오미크론까지 가세해서 시상식이 예정대로 열릴까 싶었는데...
인원 제한과 거리두기 준수로 간소하게 열렸다.
예전 시상식들은 가수나 연주자들을 초청, 초청 공연은 기본인데 그런 과정들이 생략되니 절차는 간단해졌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시상식에 참여하고... 또 그곳에서 낯 모르는 문인들을 만났다.
문학의 길이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겠지만 문학 안에서 자꾸 부단히 걷는 사람들이다. 반가운 인연들이다, 글로 이어진....
상을 받는 것은 참 어렵다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된다. 아무리 스스로 잘 썼다고 생각하여도 그 글이 심사위원의 손에서 버려지면 그만인 것이다. 설령 자신이 보기에 한 없이 부끄러운 글일지라도 심사위원이 보기에 무언가 또 다른 참신한 매력이 있으면 그의 손에 남아있다... 그러하니 같은 글을 투고하여도 결국은 버려지거나 최종심까지 오르거나 가능성은 반반이다.
시와 소설에 비해 수필로 상 받기는 말 그대로 별 따기다.
누구나 에세이스트인 시대다. 시인도 소설가도 산문집을 내고... 세상 어느 누구든 만만하게 (?) 쓸 수 있는 글이 수필이다.. 아마 나 역시 시와 소설을 쓸 능력이 안되다 보니 수필을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수필을 쓰라하니 수기를 쓰고는 수필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자신의 일기장에나 쓸 말을 미사여구로 도배해 수필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어찌 되었건 문학성 있는 좋은 글을 쓰는 일은 정말 어렵다. 내가 아무리 문학성 있는 좋은 글을 쓰고 또한 그 글들을 모아 책으로 펴낸 들 대중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그냥 존재할 뿐이다.
사실은 대중의 입맛에 맞추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 왜냐면 대중의 입맛, 소위 요즘 트렌드를 쫒다 보면 결국은 자기 색을 잃어버리고... 그저 그런 글... 어디서 본 글.... 기시감이 느껴지는 글이 되고 말터이니.
그런 것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그런 것에 예민하고 독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책에 촉각을 세운다.... 출판사는 좋은 책을 만들고 판매하기 위한 곳이지 자선단체가 아니니 당연한 일이다.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의 소감을 듣다가 가슴이 뜨거워졌다. 흔히들 문청이라는 말을 한다... 문학에 진입하는 시기가 꼭 젊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춘문예는 신인들의 등단의 장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고 점점 더 젊은 세대들이..... 문단에 들어온다.
시와 수필을 쓰다가 처음 소설을 썼는데 대상의 기쁨을 안았다는 그분은...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소설로 대성하겠습니다."라는 끝마디 말이 가슴을 쳤다.... 수술한 지 얼마 안 되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니 양헤해 달라는 말로 시작하신 그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글을 쓰는 한 우리는 언제나 문청인 것이다.... 나도 그분도...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
글을 쓰는 이유는 아마도 결핍과 허기가 아닐까. 내 안에서 살고 있는 목소리들의 외침을 외면할 수 없어서...
쓰지 않으면 사라져 가는 것들이 두려워서인지도....
누구를 위해 쓰는 것도 아니고 알아달라고 쓰는 것도 아니다. 다만 쓸 뿐이다
그렇게 쓰는 과정 중에 뜻하지 않게 수상을 하게 되면... 멈추지 말고 계속 쓰라는 한마디의 따뜻한 격려처럼 여겨진다.
아주 잠깐 기쁨의 축제는 끝났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기차로 돌아오니 다시 현실이다....
또다시 무언가를 써야 할 일이 남아있다...... 12월 햇살이 비친다. / 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