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살아야겠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거대한 대기는 내 책을 펼쳤다 또다시 닫는다.

가루가 된 파도는 바위로부터 굳세게 뛰쳐나온다.

날아가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뛰노는 물살로 부숴 버려라

돛단배들이 먹이를 찾아다니는 이 잠잠한 지붕을!

폴 발레리 < 해변의 묘지 > 부분


폴 발레리의 시 < 해변의 묘지>에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는 시구는 말라르메의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시구와 대비되어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바람이 불든. 불어오지 않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인생임을 매번 폴 발레리와 말라르메의 시에서 확인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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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끝없이 몰려드는 잡념들과 인생의 굴레와 족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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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수집가의 시간> 제6부 빨강의 눈빛... 세 여인의 눈빛이 말하다. P368~


매일의 역사를 만들라

우리는 역사라는 것을 자신과는 거의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혹은 도서관의 낡은 책장 속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오래된 책쯤으로 여긴다. 그러나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역사는 분명 존재한다. 그것은 매일의 역사다. 현재인 오늘 하루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것이 매일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겁먹거나 허둥대지 않고 오늘 하루를 마칠 수 있는가? 태만하게 보낼 것인가 혹은 용맹스럽게 도전할 것인가?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해 무엇인가를 할 것인가? 그 같은 태도 하나하나가 자신의 매일의 역사를 만든다.

니체 < 즐거운 지식 >


일상이 우리의 역사라는 것을 니체의 말에서 확인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것인지를


운명의 여신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는 고대 로마에서 행운과 재물, 운명을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예술 작품에서도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존재로 표현되고 있는데 고대 로마인들은 그녀를 경배하며 행복과 번영을 기원하였다.

포르투나 신상은 종종 두 개의 얼굴 또는 운명의 수레바퀴 '포르투나의 바퀴(Wheel of Fortune)'로 묘사되는데 이 바퀴는 운명의 상승과 하강을 나타내며, 사람의 삶에서 변화를 상징한다. 그녀의 역할은 단순히 행운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포르투나는 행운의 제비, 수레바퀴, 그리고 눈가리개와 같은 다양한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데 행운의 제비는 변동성을, 수레바퀴는 인생의 기복과 순환을, 포르투나가 눈을 가리고 있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운명의 선택이 무작위적임을 암시한다. 무작위로 주어지는 기회를 포착하고 최선을 다해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한다.


8월 첫날 카르미나 부리나의 <오! 운명의 여신이여!>를 들으며 하루를 연다.

운명의 수레바퀴, 무한한 순환

뛰어내릴 수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에 올라탄 우리는

무작위적으로 주어지는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상........ 지극히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 속

바람이 불어서 살아야 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살아야 하니까

여름의 끝... 절박한 매미 울음소리가 카르미나 부리나의 장엄한 음악처럼 들려온다. / 려원


<빨강 수집가의 시간>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4 12

<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2 아르코 문학 나눔 우수도서 선정

2023 원종린 수필문학상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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