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에 갇힌 인형은 자신이 인형인 줄 모른다

헨리크 입센 <인형의 집> 아버지의 인형아기였고 당신의 인형 아내였어요

인형의 집에 갇힌 인형은 자신이 인형인 줄 모른다

인형놀이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어린 시절... 아마도 지금(멀티미디어가 판을 치는)과는 다른 시대에 아이들의 놀이는 대부분 자연물에서 모티브를 얻거나 상상놀이가 많았었다. 학교 앞 문구점에는 여자아이들의 걸음을 붙잡는 인형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종이로 만든 인형 세트도 있었다. 대부분은 종이인형을 잘라내거나 뜯어내어 옷이나 모자, 목걸이 등으로 인형의 외모를 꾸미는 지극히 단순한 놀이였다. 종이인형은 평면이었고 그 납작한 평면을 입체로 만드는 것은 놀이를 하는 이의 의도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졌다. 인형을 가지고 놀던 시절. 인형에게 걸맞은 집을 꾸며주곤 했다.

수동적인 인형이었다.

종이 인형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무렵 한창 유행이던 늘씬한 바비인형도 놀이가 끝나면 그것으로 인형으로서의 임무는 종결되었다. 게다가 더 세련되고 화려한 신상 인형이 문구점 입구에 진열되는 순간..... 늘 가지고 놀던 인형에 대한 애착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내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찾아

허위와 위선 뿐인 ‘인형의 집’을 떠나려는 노라, 근대극의 선구자 헨리크 입센이 ‘노라이즘’을 탄생시킨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

헨리크 입센이 희곡 <인형의 집>에 등장하는 노라의 외침이

이 희곡의 가장 강력한 부분이 아닐까.

"나는 아버지의 인형아기였고 당신의 인형 아내였어요 !"


노라 : 내가 아빠집에 있었을 때는 아빠가 내게 당신의 생각을 말씀하셨고, 그럼 나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했죠. 그리고 내 생각이 달랐을 때는 나는 그 생각을 숨겼어요. 아버지가 좋아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아버지는 나를 인형 아기라고 불렀고, 내가 인형을 갖고 놀 듯이 나를 가지고 노셨어요. 그리고 나는 아빠 손에서 당신 손으로 넘어갔다는 거예요. 당신은 모든 것을 당신 취향대로 꾸몄고, 나는 당신의 취향을 내 것으로 만들게 됐죠. 아니면 그런 척했던 것이었어요. 두 가지 모두였던 것 같아요. 알고 보니 나는 당신에게 재주를 부리는 것으로 먹고살았던 거예요. 당신과 아버지는 내게 큰 잘못을 했어요. 당신들은 내가 아무것도 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이 있어요.

헬메르 : 말도 안 돼. 당신은 감사할 줄 모르는군. 행복하지 않았나?

노라 : 아니요. 행복한 적은 없었어요. 행복한 줄 알았죠. 하지만 한 번도 행복한 적은 없었어요. 재미있었을 뿐이죠. 우리 집은 그저 놀이방에 지나지 않았어요. 나는 당신의 인형 아내였어요. 친정에서 아버지의 인형 아기였던 것이나 마찬가지로요. 그리고 아이들은 다시 내 인형들이었죠. 나는 당신이 나를 데리고 노는 게 즐겁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면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요. 토르발 그게 우리의 결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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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을 찾아야 해요.


근대극의 선구자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 남성 중심 사회에서 자아를 발견하려는 '노라'를 등장시킨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으로, 결혼과 남녀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전체 3막으로 구성되었으며, 187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사랑받는 아내인 노라가 주인공이다. 작가 입센이 밝힌 대로 여성의 권리와 독립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개인과 사회, 사회의 통념과 개인의 판단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이다.


1879년에 발표된 『인형의 집』의 시사성은 이 작품이 무조건 관습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 사회, 생각이 다른 집단을 주류의 규범에 따라 판단하는 현실에 회의를 제기하는 데 있을 것이다. - 「작품 해설」 중에서

근대극의 선구자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 『인형의 집』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자아를 발견하려는 ‘노라’를 등장시킨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결혼과 남녀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19세기말 당시 하나의 사건과도 같았으며, 발표되자마자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막

아늑하게 잘 꾸며졌지만 수수한 거실, 뒷배경 오른쪽에 난 문은 현관으로 통하고 뒷배경 왼쪽의 다른 문은 헬메르의 서재로 통한다. 두 문 사이에는 피아노가 있다.... 난로와 옆문 사이애는 작은 탁자가 있다. 도자기와 자그마한 장식품들이 놓인 선반, 양장본 책이 여럿 꽂혀있는 작은 책장이 있다. 바닥에는 양탄자가 깔려 있고, 난로에는 불이 타고 있다. 겨울날

(현관 초인종이 울린다, 잠시 후에 문을 소리가 들린다. 노라는 즐겁게 흥얼거리며 거실로 들어온다..)


헬메르 : 거기 밖에서 지저귀는 건 종달새인가?

노라 : 예 그래요.

헬메르 : 거기서 바스락대는 건 다람쥐인가?

노라 : 예

...

헬메르 : 노라, 노라, 당신은 여자라 어쩔 수가 없어. 하지만 노라, 빚은 안돼. 빌리는 건 절대로 안 돼, 빚을 가지고 살림을 하면 뭔가 자유롭지 못하고...

노라 : 좋아요. 토르발 당신 좋을 대로 해요

헬메르 : 저런 저런, 노래하는 종달새가 날개를 축 늘어뜨려서야 안 되지. 다람쥐가 기분이 상했네?


P. 52 헬메르 : 그런 거짓말 덩어리는 가정생활에 먼지와 병균을 가지고 오니까 말이지. 그런 집에서 아이들이 숨을 쉴 때마다 들이마시는 공기는 악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어.

노라 :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헬메르 : 내가 일찍이 변호사로서 깨달은 거야. 일찍 인생을 망친 사람들은 거의 모두 어머니가 거짓말쟁이였지.

노라 : 왜 꼭 어머니인가요?

....

P. 53 노라 : 내 예쁜 아이들을 망친다고! 가정에 독을 뿜는다고? 사실이 아니야. 영원히, 절대로 사실이 아니야.


작은 종달새와 작은 다람쥐. 헬메르는 노라를 그렇게 부른다

헬메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이탈리아 요양 여행. 그에 필요한 경비를 노라는 크로그스타드에게 차용증서를 쓰고 빌렸었다. 병세가 짙은 아버지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노라는 아버지의 사인을 위조한다. 헬메르는 건강을 회복했고. 저축 은행의 총재가 된다.


2막

같은 방, 피아노가 있는 구석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서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이미 장식을 빼앗겼고 , 초도 다 타버렸다. 소파 위에는 노라의 외투

(노라는 혼자 방에서 불안하게 돌아다닌다. 결국 소파 옆에 멈추어서 서서 망토를 벗는다)


노라 : 당신은 일해야 돼요?

헬메르 : 왜

노라 : 당신의 작은 다람쥐가 아주아주 사랑스럽게 부탁을 한다면

헬메르 : 무슨 일이오?

노라 : 당신이 친절하고 너그럽게 대해주면 다람쥐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공중제비를 할 거예요.

헬메르: 말을 해요,

노라 : 종달새는 때로는 크게, 때로는 작게, 이 방 저 방에서 노래할 거예요.

...

노라는 크로그스타드와의 거래를 생각하고 그의 해임을 결사적으로 막으려 하지만

헬메르의 생각은 완고하다. 크로그스타드의 후임자는 린데부인이다.

노라는 헬메르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면 다람쥐는 이방 저 방을 다니며 공중제비를 할 것이고, 종달새는 이방 저 방에서 노래할 거라 말한다.

헬메르의 눈에 들기 위한 노력. 자신의 의지가 아닌.

그의 맘에 들기 위해서 노라 스스로 그의 다람쥐, 그의 종달새가 되려 한다.



p68

랑크 : 최악의 사태가 닥친다는 게 확실해지면 부인께 십자가가 그려진 명함을 보내지요.
P 72

랑크 : 제가 떠나기 전 부인께서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스스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더 나은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겠죠... 제가 다른 사람만큼 부인을 열렬히 사랑했다는 것

노라 : 아 뭐예요. 선생님. 어울리지 않게 행동하다니... 그전에는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

랑크 : 그래요. 이제 부인은 제가 몸과 마음을 다해 부인을 사모한다는 걸 확실히 알겠죠.

노라 : 아무것도 못 들을 거예요.

랑크 : 안 돼요. 안 돼요. 저를 그렇게 벌하면 안 됩니다.

...

p74

노라 :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누구보다도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있답니다. 제가 친정에 있을 때 저는 아버지를 사랑했어요, 하지만 하인들에게 가는 것을 제일 재미있게 생각했죠.

랑크 : 아, 제가 그 사람들의 후임이었군요.



2막에서는 랑크박사의 고백이 인상적이었다.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을 결심을 한 랑크는

헬메르의 종달새이자 다람쥐인 노라에게 몸과 마음을 다해 열렬히 사모했다는 고백을 하지만 노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랑크박사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메르를 방문한 것은 노라를 만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종달새도 다람쥐도 인형도 아닌 오직 사랑스러운 여자 노라로 바라보는 랑크를 노라는 부담으로 여긴다.

랑크는 노라를 인형 연인으로 사랑했을까? 아니면 사람 노라로 사랑했을까?

예쁘고 발랄하고 귀여운 인형 연인 정도로 생각했다면 그가 그토록 고통스러운 방식의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리라. 아마도 그는 노라를 인형이 아닌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을까.

몸과 마음을 다 바쳐도 아깝지 않은.


3막

같은 방, 거실 가운데 소파 테이블과 그 주변 의자들은 이미 치웠다. 탁자 위에 램프가 켜져 있다. 현관을 향한 문은 열려 있다. 위층에서 춤곡이 들려온다

린데부인 : 크로그스타드 씨, 난파한 배 같은 두 사람이 서로 상대방에게 건너온다면 말이죠

...

크로그스타드 : 부인은 내가 헬메르 부부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지요

린데부인 : 아뇨 나는 알고 있어요. 나는 절망이 당신 같은 사람을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 알아요.

크로그스타드 : 아 내가 그 일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내 편지들을 돌려달라고 하겠습니다

린데부인 : 안 돼요. 헬메르 씨는 모든 일을 다 알아야 해요. 이 불행한 비밀은 밝혀져야 해요. 두 사람은 자기들 사이의 모든 일을 해명해야 해요 계속 감추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요.


무도회에서 타란틸레를 춘 노라와 헬메르, 랑크 박사의 마지막 작별인사와 십자가가 그려진 명함. 그의 죽음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린데부인은 헬메르와 노라 사이의 거짓은 서로를 위해 밝혀지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을 한다. 린데부인은 노라가 처음으로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게 도와주는 인물이다. 또한 노라가 인형의 집이 아닌, 세상밖으로 나갈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한다.

린데부인과 크로그스타드의 결합은 <인형의 집>이란 작품 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두 사람은 이미 절망의 바다를 거쳐온 난파한 배와 같은 상황이다.

돈도 함께할 사람도 곁에 없는 그들은 아늑하게 잘 꾸며진 인형의 집에 살아본 적이 없다.

현실. 그들의 결합은 오직 현실이다.

서로 끼워 맞춰야 완성되는 퍼즐판처럼.... 결핍과 결여를 지닌.

린데부인은 노라가 인형의 집에 남기를 바라지 않았다.

세상으로 걸어 나오기를, 세상의 혹독함을 맛보기를 바랐다.


P108

헬메르 : 팔 년 내내 , 나의 기쁨이며 자랑이던 그녀가 사기꾼이며 거짓말쟁이, 범죄자였다니.

P 109

헬메르 : 당신은 나의 행복을 모두 부서뜨렸어. 나의 모든 미래를.... 나는 이 경박한 여자 때문에 망해야 해.

노라 : 나는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갈 거예요. 그럼 당신은 자유로워져요.

p110

헬메르 :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건을 축소해야 해. 우선 우리 사이는 전과 똑같은 것처럼 보여야 해. 하지만 당신에게 아이를 키울 권리는 주지 않겠어.

오늘부터 행복은 없어.

( 현관에서 벨이 울린다)

헬메르 : 노라. 나는 살았어!

노라 : 그럼 나는요?

헬메르 : 우리 둘 다 살았어. 당신이 차용증서를 돌려보냈어. 그는 후회하며 뉘우치고 있대

(차용증서와 편지를 찢어 난로에 던져 넣는다)


헬메르 : 당신은 아내의 도리 그대로 나를 사랑했어. 통찰력이 부족해서 수단에 대해 옳은 판단을 내리지 못했을 뿐이지. 하지만 당신이 스스로 제대로 행동하지 못한다고 내가 당신을 덜 사랑할 것 같아?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 나에게 기대면 내가 당신에게 충고를 해 주고 인도하겠어. 여자인 당신의 무력함이 당신을 두 배로 매력적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나는 남편이 되어서는 안 될 거야. 당신은 내가 했던 심한 말에 얽매이면 안 돼. 그건 내 위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갑자기 놀라서 한 말이야. 노라, 나는 당신을 용서했소. 당신을 용서했다고 맹세하오.

헬메르 : 자기 아내를 용서했다는 걸 마음속에 품고 있는 건 남자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고 만족스러운 일이지. 자기 아내를 전심으로, 거짓 없이 용서했다는 것 말이야. 그럼으로써 여자는 두 배로 그의 소유물이 되니까

노라 : 토르발. 우리는 할 이야기가 많아요.


우편함의 편지를 보고 격분한 헬메르. 그러다 다시 도착한 크로그스타드의 편지와 차용증서를 보고는 태도가 180도 변신한다. 용서했으니 아무 일 없이 살기를 강요한다. 여전히 인형의 집의 인형으로. 그러나 힐메르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게 된 노라는 떠날 것을 결심한다.


P115

노라 : 내가 아빠집에 있었을 때는 아빠가 내게 당신의 생각을 말씀하셨고, 그럼 나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했죠. 그리고 내 생각이 달랐을 때는 나는 그 생각을 숨겼어요. 아버지가 좋아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아버지는 나를 인형 아기라고 불렀고, 내가 인형을 갖고 놀 듯이 나를 가지고 노셨어요. 그리고 내가 당신 집에 왔을 때.

.....

헬메르 : 지금 결혼을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건가?

노라 : 내 말은 나는 그렇게 아빠 손에서 당신 손으로 넘어갔다는 거예요. 당신은 모든 것을 당신 취향대로 꾸몄고, 나는 당신의 취향을 내 것으로 만들게 됐죠. 아니면 그런 척했던 것이었어요. 두 가지 모두였던 것 같아요... 알고 보니 나는 당신에게 재주를 부리는 것으로 먹고살았던 거예요. 당신과 아버지는 내게 큰 잘못을 했어요. 당신들은 내가 아무것도 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이 있어요.

헬메르 : 말도 안 돼. 당신은 감사할 줄 모르는군. 행복하지 않았나?

노라 : 아니요. 행복한 적은 없었어요. 행복한 줄 알았죠. 하지만 한 번도 행복한 적은 없었어요. 재미있었을 뿐이죠. 우리 집은 그저 놀이방에 지나지 않았어요. 나는 당신의 인형 아내였어요. 친정에서 아버지의 인형 아기였던 것이나 마찬가지로요. 그리고 아이들은 다시 내 인형들이었죠. 나는 당신이 나를 데리고 노는 게 즐겁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면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요. 토르발 그게 우리의 결혼이었어요.

헬메르 : 이제는 달라질 거야. 놀이는 끝나고 교육이 시작되는 것이지

당신의 교육과 아이들의 교육

노라 : 나는 나 자신부터 교육해야 해요. 내가 혼자해야 해요. 그러니까 떠날 거예요.


p118

헬메르 : 기가 막히는군. 당신의 거룩한 의무를 저버릴 수 있다니

노라 : 나의 거룩한 의무가 뭔가요?

헬메르 :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책임!

노라 : 내게는 그만큼이나 거룩한 의무가 있어요

헬메르 : 대체 무슨 의무지?

노라 : 나 자신에 대한 책임이요.

헬메르 : 당신은 우선적으로 아내이며 어머니야

노라 :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말로 만족할 수 없고 책에 쓰여 있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요. 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을 찾아야 해요.


P 120

헬메르 : 당신은 이성도 정신도 없군

노라 : 나는 오늘 밤처럼 분명하고 자신 있어 본 적이 없어요.


p 122

노라 : 당신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남자처럼 생각하지도 말하지도 않아요. 두려운 – 내게 덮친 일이 아니라 당신에게 닥친 일이- 사라지고 나자, 그 모든 위험이 없어지자 당신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어요. 나는 다시 당신의 노래하는 종달새. 당신의 인형이 되었고, 이제 당신은 나를 두배로 더 조심스럽게 받들고 다니겠죠. 지난 8년 동안 여기서 모르는 사람과 함께 산 것 같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 견딜 수 없어요.


p124

노라 : 당신과 나 모두가 변해서.... 아, 토르발 나는 더 이상 기적을 믿지 않아요

헬메르 : 하지만 나는 믿고 싶어. 우리가 어떻게 변하면 될까?
노라 : 우리가 함께 사는 생활이 진정한 결혼이 될 수 있다면(현관문으로 나간다)

헬메르 : 노라! 노라! 아무도 없군. 그녀는 이제 없어. 기적이라고?

(아래에서 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이 희곡은 남편을 위해 서명을 위조하고 돈을 빌렸다가 이혼당한 작가 라우라 킬레르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한다. 라우라는 정신적 충격을 받는 것으로 끝났는데 희곡에서 노라는 이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끝난다. 집을 나간 노라가 그 후 어떻게 되었을지가 당시 세인의 관심을 끌었는데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노라가 바깥세상에서 독립에 실패한 것으로 그렸다....

인형의 집, 인형 같은 세명의 아이들을 놔두고 세상으로 걸어 나간 노라가

그 후 불행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종달새의 노래가 아닌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었다는 점이고,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의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인형의 집...

인형들은 자신이 인형의 집에 갇혀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다만 익숙하고 안락하고 편안한 그곳에서 인형을 움직이는 누군가의 손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면 되니까.

내가 살고 있는 이 공간. 나는 인형으로 살고 있는 것인가를 생각한다.

플라스틱과 고무로 만들어진 인형이 아니라 부서지기 쉽고 상처받기 쉬운 몸과 마음을 지닌, 결핍과 허기를 지닌, 뜨거운 피가 온몸을 타고 도는 인간이기에....

끝없이 변화를 갈망하고 살아가야 함을....../려원


< 빨강 수집가의 시간> /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 202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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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수필과 비평사/ 려원산문집/ 2022

2022 아르코 문학나눔 우수도서 선정

2023 원종린 수필문학상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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