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컨티넨탈(InterContinental) 호텔 그룹은 2020년 말, 월 1,100달러만 내면 투숙객들이 호텔 내 업무 공간과 객실 및 각종 시설을 패키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미국 최대 교과서 업체 중 하나인 피어슨(Pearson)도 지난달 1,500여 개의 자사 교과서를 전자책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월 14.99달러에 출시했습니다. 미국 대학 교과서가 보통 100달러를 훌쩍 뛰어 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혁신적인 시도인데요.
위 사례처럼 소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바로 상품과 서비스를 ‘소유’하는 것에서 ‘이용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소비의 방식이 진화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처럼 소비의 목적이 ‘경험’으로 전환하면서 정해진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모델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다양합니다. 넷플릭스(Netflix), 스포티파이(Spotify) 등 영상·음악 같은 미디어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시작으로 식료품·화장품·패션·가구 등의 소비재와 금융, 공간,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전방위적으로 그 범위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최근 구독경제 모델은 온라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갖추었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최신 IT 기술을 토대로 그 어느때보다 소비자의 취향과 선호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독 서비스 제공 업체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독경제를 통해 기업은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며, 이러한 이유로 그 확산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Gartner)*는 2023년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중 75%가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예측했으며, 구독경제 창시자라고 불리는 티엔 추오(Tien Tzuo)가 CEO로 있는 주오라(Zuora)는 지난 9년 동안 구독 모델을 선보인 기업이 평균 6배(437%)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는 2020년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00년(2,150억 달러) 대비 약 2.5배인 5,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어떨까요?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 9,000억 원에서 지난해 40조 1,000억 원으로 약 55% 증가했습니다. (KT경제경영연구소) 아직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미국 등 해외에 비교하면 초기 단계이지만,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구독경제는 우리에게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모두 한 번쯤은 신문 구독이나 우유·요구르트 등의 유제품 배달 서비스는 이용해보셨을 테니까요. 해당 서비스들이 구독경제의 시초라고 한다면, 이후 정수기, 안마의자 렌털로 2세대 구독경제 붐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시 구독경제가 급부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코로나19 및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세계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었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소비, 가성비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개별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 상품과 서비스를, 때로는 고가의 가격이라 엄두도 내지 못했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최신 IT 기술의 발달 및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확산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 상품과 서비스에 AI, 빅데이터 등 최첨단 IT 기술을 융합하여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이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전 분야에서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죠. 소비자들 역시 온라인을 통한 상품 구매 등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도 구독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입니다.
세 번째로 이유로는 MZ세대로의 소비 세대 전환을 꼽을 수 있겠네요. MZ세대란 1980년~2004년도에 출생한 인구를 뜻하며,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MZ세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총 1,797만 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기존에 소비의 주축이었던 베이비부머와 X세대 대비 비교적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MZ세대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 보다 ‘이용 가치’와 ‘경험’에 더 중점을 두는 편입니다. 매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써보고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는 구독 형태의 상품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죠. 뿐만 아니라, MZ세대들은 자신의 개성을 담아낼 수 있는 서비스에 열광하고 효율을 중시합니다. 이 때문에 내가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구독 상품에 대한 니즈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죠.
구독경제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에 최근 10년간 가장 주목받는 비즈니스 모델은 ‘공유경제(Sharing Economy)’였습니다. 공유경제는 재화나 지식, 경험 등 이미 생산된 유·무형 자원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하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하버드대 법대 교수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이 처음 언급하여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후 공유경제는 ‘에어비앤비’, ‘우버’ 등의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주도하며 급속한 성장을 이어갔고 전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2017년 186억 달러에서 2022년 402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까요? ‘공유경제’라는 말은 어느샌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고, ‘구독경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두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차이가 있길래 이러한 양상을 띠고 있을까요?
먼저 공유경제와 구독경제의 의미부터 알아보죠. 공유경제와 구독경제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전통경제의 핵심인 ‘재화나 서비스를 소유하는 것’에서 벗어나 ‘경험하는 것’으로 전환된다는 것입니다. 즉, ‘산 만큼’이 아닌, ‘사용한 만큼’ 대가를 지불하려는 것이죠.
그러나 두 모델은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공유경제는 재화나 서비스를 ‘다수’가 공유하는 것이지만, 구독경제는 ‘개인’에 특화된 재화나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이죠. 이는 바꿔 말하면, 소비자가 공유경제를 이용할 경우, 재화/서비스에 대한 선택권은 있으나 수시로 원하는 조건에 맞춰 변경하긴 어렵습니다. 반면, 구독경제는 이용권 범위 내에서 혜택이나 기간 등 조건을 변경하는 것은 비교적 쉽죠.
아울러 공유경제는 소비자가 ‘중개 플랫폼’을 통해 재화/서비스 소유자와 거래하여 일정 기간 동안 경험하는 모델이라면, 구독경제는 공급자(대개는 기업)가 재화/서비스의 판매 방식을 구독 방식으로 전환하여 소비자가 일정 기간 동안 경험하는 모델입니다. 다시 말해, 공유경제의 핵심 플레이어는 ‘중개 플랫폼’이나, 구독경제는 ‘공급자’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재화나 서비스를 공유해 효율적인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공유경제의 가치는 공급자와 수요자보다 이들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기업들이 가져가는 부가 극대화되면서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로 변질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법적 규제가 딱히 없어 오히려 소득 불평등을 증대시키고, 불공정경쟁으로 기존 상거래 질서를 파괴한다는 반대여론이 부상하면서 기존 산업 플레이어들과 이해충돌이 발생하기도 했죠.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비대면 경제규모가 커졌고, 공유경제 모델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에 반해 구독경제 모델은 기존 산업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단 한 번의 지불이 아닌, 소비자가 사용한 양과 기간만큼만 지불하는 것으로 판매 방식을 바꾼 것 외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리고 ‘락인효과(Lock-In)’를 통해 자체 고객 확보가 용이하고 고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가 제품의 경우, 기업들은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경험해볼 수 있도록 유도가 가능하여 훨씬 더 넓은 범위의 소비자들을 주 고객으로 끌어안을 수 있고, 이는 곧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종전보다 소비자 지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니, 더욱 다양하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만날 가능성이 커지게 되죠.
그렇다면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가장 환영받고, 이를 두고 관련 기업들끼리 가장 뜨거운 공방전을 벌이는 시장은 어디일까요? 두말할 것 없이 ‘이커머스 시장’일 것입니다. 특히 플랫폼 기업들의 구독 서비스 경쟁이 가장 치열하며, 최근 콘텐츠를 넘어 이커머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의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은 D2C (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거래) 판매방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D2C는 제품의 생산부터 마케팅 및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기업이 직접 수행함으로써 중간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에 D2C 판매 전략을 취한 기업들 대다수는 타사보다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에 자사 상품을 정기적으로 제공 가능한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모델, 혹은 유료 멤버십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D2C 전략이 가미된 수많은 구독 서비스 중에 눈에 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무엇보다 고객들의 취향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제대로 적중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 및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에 인공지능(AI) 등 최신 IT 기술을 접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고요. 또한, 여기에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 자사몰 등 다양한 경로로 유입되는 고객들의 정보와 구매 이력을 잘 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개선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디지털 플랫폼 솔루션 전문기업 ‘플래티어’는 AI 마테크 솔루션 그루비(GROOBEE)와 급성장하는 D2C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엑스투비(X2BEE)’를 출시하며, 이커머스 업계에 부는 구독경제의 바람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특히 ‘엑스투비’는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 데이터를 직접 수집·분석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 및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메타버스, AI 스피커, 모바일, PC등 다양한 프론트 엔드에 적용 가능한 헤드리스 커머스(Headless Commerce) 기술 및 차세대 소프트웨어 구조인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가 적용되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엑스투비 설계 단계부터 탑재된 ‘그루비’는 머신러닝·딥러닝 기반의 AI 알고리즘을 통해 마케팅, 상품 추천, 고객분석 등 이커머스 고객을 위한 AI 개인화 마케팅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즉, ‘그루비’를 활용하여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적용해볼 수 있고, 이는 결국 기업 매출 상승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엑스투비’와 ‘그루비’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세요!
※ 글쓴이 : 플래티어 마케팅실 손지은
[출처]
1) Vol. 75·2021 디지털 구독경제 트렌드와 비즈니스 기회 / 삼정KPMG 경제연구원
2) 2023년 전 세계 기업 75%가 구독 서비스 제공 / 이코노미조선
3) 꽃, 가구, 이유식, 화장품, 대학교재… 전부 구독됩니다 / 조선일보
4) 구독경제로 잘나가도 왜 망할까? 구독경제의 비밀 / 매경프리미엄
5) 이용자 관점에서 본 구독경제 현황에 대하여 /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6) Subscription Based Business Model / Garyfox
7) 7 Surprising Industries Turning To Subscription Business Models / CB Insights
8) 구독경제는 공유경제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다 / Plat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