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도 못 마는 내가 쟈오즈(饺子)라니
아들내미의 유투브 콘텐츠를 위해 오늘은 중국식 만두 '쟈오즈(饺子)다. 김밥은 말다보면 재료들이 한쪽으로 쏠려서 김이 눅눅해져 옆구리가 터지는 불상사가 많지만 쟈오즈는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내가 김밥보다 중국 만두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보다 '내가 중국식 만두를 만들다니... '라는 위로라고 할 수 있겠다.
나의 쟈오즈는 우여곡절이 많다. 남편과 연애시절부터 지금의 시댁에 명절이면 가곤 했다. 춘지에(春节)의 메인 요리는 쟈오즈이고 어른들 옆에서 재료 준비부터 빚는 것까지 어깨 너머로 배우곤 했다.
처음 만든 쟈오즈는 정말 맛이 없었다. 만두속이 그냥 하나로 뭉쳐져서 만두피와 속이 따로 놀았다. 그러다 남편이 한국에서 중국 식당을 몇 번 도전했었기에 그 때 직접 도와주다가 만두피와 만두속을 완벽하게 마스터하게된 것이다.
이른바 중국 만두에서 중요한 육즙은 무엇인가? 그야말로 고기+물이다. 그렇다 만두속을 만들 때 물을 넣고 고기가 그 물을 빨아들이도록 계속 같은 방향으로 젓는 것이라고 남편이 그랬다. 물을 머금은 다짐육의 육질이 풀어헤쳐지면서 다시 서로 끈기가 만들어질때까지 한 방향으로 저어주면 되는 것이다.
핵심은 육즙이고, 나머지 재료나 만드는 방법을 중국식으로 하면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삼선만두(猪肉三鲜饺子)는 돼지고기 부추 만두에 새우를 하나씩 넣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집은 계란 볶음과 목이버섯도 넣는다.
우선 만두피 반죽을 해놓고 반죽이 숙성되는 동안 속을 만들고, 만두피를 만들어 빚으면 된다. 물이 끓어오르면 열 개 정도 넣어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익히면 된다. 뚜껑을 열면 만두피가 익고 닫으면 만두속이 익는다고 해서 그렇게 골고루 익혀주는 것이다.
목이버섯을 불려놓은 것을 보고 아들내미는 영상만 찍고 안 먹겠다고 해서 딸과 내가 먹으려고 새우도 해동해서 하나씩 넣었다. 아들은 지독한 편식가이다.
영상도 대충 찍었고, 먼저 익혀낸 만두를 먹으며 본토 한국 입맛인 딸내미는 '엄마, 너무 맛있어요'를 연발한다. 나는 만두피 만드느라 밀가루 투성이인 식탁에서 생마늘과 함께 몇 개 집어 먹었다. 좋은 점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