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중국에서

누굴 위한 PCR인가?

중국의 시도 때도 없는 PCR에 지친 남편을 위하여

by Groovycat

오늘 아침에도 남편에게 짜증 섞인 화상전화가 왔다.

‘그래도 아침 먹으니까 좋잖아’라고 짜증을 되돌려 보냈다.

아침 7시부터 시작된 PCR 검사 때문에 숙취로 늘어지는 몸을 일으켜 검사를 받고 왔단다.

더운 여름 아침 바로 다시 잠이 들지는 않을 테니 한국에서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중국 아침 식사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달래 보지만 그래도 한국 생활에 조금 익숙해진 걸 그렇게 티를 낸다.


그래서? 어제는 확진자가 몇 명 나왔는데?

모른단다. 바이두(중국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나오잖아.

안 나온단다. 이제 통계도 안 나온단다.

풉. 검색하기 귀찮은 거겠지.

내가 바이두에 검색해보니 어제 톈진 확진자는 4명이 추가로 나왔다. 1300만 명 도시 인구 중 4명 추가로 인해 원래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전 시민 PCR이 또 반복되는 것이다.

모르겠다. 중국이 왜 그러는 건지. 칭링(확진자를 0으로 하겠다는 정책)이라는 자존심을 버리고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나도 남편도 한중 간에 생업이 달린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오도 가도 못 하는 이 어정쩡한 상황.


사실 더 급한 건 중국일 것이다. 실업률은 늘어만 가고 부동산도 엉망진창, 제1금융권도 위협을 받고 있으며, 시진핑의 세 번째 집권을 위한 뇌관 누르기가 여러 곳에서 보이는 것 같고, 오늘은 또 펠로시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으로 전쟁을 하니 마니…

모르겠다.

남편을 통해 듣는 중국 상황을 보면 불안하다.

어쨌든 누굴 위한 것인지도 모를 PCR 검사, 보여주기 검사는 그만하고 국민들을 위한 정치나 좀 제대로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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