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기다리는 중국 인민에게
어제저녁부터 남편은 축구 경기 시간을 기다리듯 저녁 10시 만을 기다렸다.
중국 시간으로 9시 30분에 화상통화를 하면서도 30분만 지나면 역사적인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나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타이완에 도착하기로 예정한 시간이 밤 10시경이었고, 중국은 위협적인 준비를 시작했고 미국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화상 통화 중에 비행기가 연착될 거라는 소식을 남편이 알려왔다. 이건 정말 축구 경기장에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연기되었다는 소식과도 비슷한 느낌이랄까.
위 사진에는 중국 전투기의 노선이 나와 있고 그 밑으로 실시간 댓글이 달려있는데 반복적으로 나오는 말이 ‘조국 만세’라는 말이다. 역시 축구 중계를 기다리는 ‘계속 기다리고 있다’는 말도 보인다.
결혼 후 중국에 있을 때도 가끔 들리던 북한의 도발 비슷한 소식에 나보다 주변 중국인들이 더 들썩거렸다. 친정 엄마한테 전화해보라고, 전쟁 나면 중국으로 데려올 수 있냐고. 등 떠밀려 친정 엄마에게 전화해보면 ‘그래? 여긴 아무 얘기 없는데?’ 하는 엄마의 귀찮은 듯한 말만 듣게 되었다. 다시 한국에 와보니 우리에겐 그저 일상다반사인데 중국인들은 옆집 불구경하는 것 마냥 열심히 주변 국의 동란(?)을 기다리는 모양새였다.
원래 싸움 구경이 재미있다고 하지만 모든 국민이 이렇게 국제 정세에 진심인 건가?라는 생각도 했다.
학교 다닐 때 책에서 호전적’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모를 때 선생님이 전쟁을 좋아하는 습성이라고 알려주셨다. 전쟁을 좋아한다라… 왜 전쟁을 좋아할 수 있지? 6.25 반공 영화를 전교생이 같이 보아온 세대로서 이해가 안 되는 단어였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드니 그런 성격의 사람이 보이더라. 뭐든지 자기 걸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성격들. ‘하오잔(好战)’ 그렇지, 중국은 호전적인 국가인가 보다. 그 넓은 땅덩어리가 그냥 원래 그런 것이겠는가. 그렇게 야금야금 좋아 보이는 남의 떡을 넓히고 넓혀서 만든 지금의 땅덩어리.
전쟁을 겪어본 세대가 없어서 그런가? 저렇게 댓글을 다는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전쟁에 이길 거라는 자신감,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