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잡글

<웡카> 보고 나 혼자만 운 거 아니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웡카>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았다

by Groovycat


제사를 지내지 않는지라 길게 느껴지는 설 연휴에 인심 쓰듯 딸내미와 <웡카>를 보았다. 아이들 영화는 보통 두 아이가 같이 들어가게 하고 나는 밖에서 기다리는데 이번에는 초콜릿 이야기라니 같이 보고 싶어졌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앞부분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영화 채널에서 하는 걸 지나가면서 본 것일 뿐 따로 본 적은 없었다. 티모시 샬라메를 보며 안구정화나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결국엔 마지막 부분에 딸내미 몰래 눈물을 훔쳐야 했다.

설마 나만 그런 걸까? 판타지, 패밀리 영화라지만 중간중간 숭숭 구멍 뚫린 듯한 개연성에 ‘저건 마술로 만든 걸까, 아니면 초콜릿으로 만든 걸까?’, ‘저게 가능하다고?’ 등등 대문자 T라서 가능한(내 MBTI는 ENTP이다) 질문을 던지며, 하지만 티모시 샬라메의 순진무구하고 정감 가는(?) 얼굴로 모든 것을 용서(?)하며 잘 보고 있다가 마지막에서야 웡카가 이루고 싶었던 꿈을 보면서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자, 그러면 웡카가 이루어낸 가게가 어떻게 공장으로 성장했을까 싶어 집에 오자마자 OTT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찾아보았다. 자막을 빨리 읽지 못해 내용은 전부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웡카>가 너무 재미있다며 그 뒷 이야기도 궁금하다는 딸과 함께 보았는데 얼마 보지도 않고 ‘엄마, 이게 맞아요?’라는 질문을 들어야 했다. 아차차, 팀 버튼 감독 영화였지…

<웡카>는 가족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어른 동화. 두 영화는 이렇게 분류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중간중간 이야기도 정확히 맞아 들어가지는 않는다. <웡카>에 나오는 유년시절의 기억과 <초콜릿 공장>의 유년시절은 엄마와 아빠로 나누어져 있다. 그게 <초콜릿 공장>에서 웡카가 ‘부모님’이라는 단어를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두 영화에서 나오는 유년시절의 결핍은 각기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어쨌든 두 영화를 보고 나니 후속편은 깔끔하게 나오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끼워 맞추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두 영화를 모두 보고 각자 상상해 보시길)


오늘 밸런타인데이라 초콜릿을 두 개 샀다. 딸내미 하나, 나 하나. 웡카의 나누어 먹는 꿈보다는 오롯이 즐기는 초콜릿이 난 좋다. 난 자주 먹을 수 없던 결핍이 유년시절에 있었으므로 초콜릿 두 개를 딸과 나누어 먹는 것으로 대신하려 한다. 아련한 초콜릿 은박 포장지 그 추억의 냄새와 함께…


(카카오 페이퍼라 초콜릿 냄새보다 더 좋았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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