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차단에 막힌 번역 서비스
나도 남편도 하지 말라는 것에는 ‘왜?‘라는 토부터 달고 보는 성격이다.
그렇다고 해서 꼭 뭐든지 멋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왜 그런지는 꼭 알고 싶어 하는 성격이다. 나는 우선 알고 나서 말이 될 수도(?) 있으면 하지 않고, 남편은 말이 되든 안 되든 하지 말라는 건 하고 싶어 하는 성격이다.
중국에서 금서로 알려진 <레드룰렛>이라는 책은 남편이 보고 싶다고 해서 한글판도 번체자판도 내가 다 구매해 두었다. 나도 주사파로 알려진 학교에 다녔던 터라 동아리방에서 몰래 읽던 사상책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별 거 아닌데 그래도 읽지 못하게 하니 더 읽고 싶은 느낌. <레드룰렛>은 현 중국 정부에 찍혀서 행방이 묘연해진 전처를 기억하고, 폭발할 듯 발전하던 중국 경제의 중심을 관통한 과정을 서술하고 있는 데즈먼드 슘의 회고록이다. 책의 말미에는 시진핑 정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있는데 번체자판을 구하기 전 한글판의 해당 부분을 번역 앱으로 사진 찍어 봤더니 시진핑에 대한 부분만 화이트로 칠해놓은 듯 없어졌다. 이번에는 번제차판을 찍어보았더니 시진핑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문장은 없어졌는데 ‘중국에서는 금지된 민주체제와 종교, 여론과 집회의 자유 등‘이라는 부분은 그대로 번역이 되었다. 각각의 단어는 금지된 단어로 설정할 수 없어서였을 것이다. 그저 핵심 단어가 포함된 문장 자체를 마침표를 기준으로 지워버리면 되는 거니까.
사실 난 번체자 읽는 게 쉽지 않다. 간체자로 중국어를 배워서 그렇다. 드라마는 오디오와 같이 나오니까 번역이 수월한데 책을 번체자로 읽는 건 좀 머리가 아프다. 이 책은 한국어 번역본도 괜찮다. 영문 원서를 번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확실하진 않지만) 상하이 출신인 데즈먼드 슘이 간체자로 출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망명을 한 것인지 국적을 바꾼 것인지 모르겠다. 바이두에도 다음에도 검색이 잘 안 된다.
사람의 행방도 책도 모자이크 처리 없이 볼 순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