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너무 어려워
해외에서 13년을 살다 2015년에 한국에 돌아왔을 땐 여러번의 폭풍이 한국을 지나간 후였다. 난 선거를 두 번 넘게 하지 못했고 외국에 사는 동안에도 한국의 정세에 그리 관심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말 무책임한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책임 있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뭘 하나. 내 힘으로 바뀌는 건 없고 내 생각을 주장하고 싶은 의지도 별로 느끼지 않는데... 하지만 '한 사람의 인간혁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엄마로서 혹은 직장의 리더로서 가랑비에 옷 젖듯 나에게 아주 조금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있으며, 나의 행동과 생각을 추앙하지 않아도 '그럴 수 있고 그것도 괜찮다'라고 동조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도덕적 신념에 맞는 행동을 했을 때는 지속적으로 나를 도덕적으로 발전시켜야겠다 생각하게 된다.
넷플릭스 구독하는 김에 김희애, 설경구 두 주연의 깊은 연기가 보고 싶어 우선 첫회를 봤다. 나지막히 힘있게 대사를 치는 설경구와 감정의 소용돌이를 얼굴 표정에 모아 레이저를 내뿜는 김희애의 연기는 극을 집중도 있게 끌어 나가게 한다.
하지만 설정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 정치인들이 몇 가지 플랜을 가직고 일을 처리하는지 잘 모르지만 항상 적에게 뒤통수를 맞기 전에 두 수, 세 수를 앞서 바라보고 이미 준비된 녹음기나 카메라, GPS가 정확한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 드라마틱(?)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장치가 없다면 어떡하겠나. 고구마에 목 막혀 바로 티비를 꺼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몇 번이나 엎치락뒤치락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가 보아온 정치 사건들을 잘 버무려 놓아 적재적소에 다 펼쳐놓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실제 사건들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까지 했다. 결말은 그렇게 끝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었지만, 첫 회에서 나온 얘기이지만 정말 그렇게 끝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완벽한 '돌풍'이었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는 무엇일까. 관심과 목표가 있는 사람들이 직업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신념과 바라는 이상향이 있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올바른 도덕관과 신념, 그리고 유혹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심지, 모든 정치인이 이념의 차이로만 싸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중국 정치(라고 할 것도 없는 독재정치지만...)에 불만이 가득찬 중국인 남편에게 추천해줘야겠다. 본인이 추앙하는 이의 내용도 나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