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움. 남의 좋은 일이나 물건을 보고 자기도 그런 일을 이루거나 그런 물건을 가졌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요즘은 참 부러워할 일도 많다. 클릭과 터치 몇 번이면 타인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세상이니. 물론 나를 드러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건 덤이고. 아주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감정인 부러움은, 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가진 사람을 눈에 담게 한다. 최근 유독 부러운 마음을 가득 안고 살피던 사람들을 면밀하게 본다. 무의식의 수준에서 인지하는 자신의 미흡한 점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다.
운동선수, 음악가, 영화감독, 사업가, 인플루언서... 참 많다. 뾰족한 공통점이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들을 나열해 놓고 몇 날 며칠을 들여다봤다. 그대들은 무엇을 가졌기에 내 무의식의 그물에 걸려들어 왔나요.
매일 아침 작성하는 모닝 저널이 루틴으로 자리 잡힌 지 벌써 8개월이다. 올해의 다이어리에 기록을 해나갈 날보다 해온 날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꾹꾹 눌러쓴 볼펜 자국으로 손때 묻은 지난날을 들춰보며 뿌듯한 마음이 자리한다. 학창 시절에도 필기로 꽉 찬 노트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며 보람을 느끼곤 했는데, 그 버릇은 지금도 건재하다. 생각이 지난날까지 미치자 시간의 축적을 동경하고 이루고자 노력했다는 데에 가닿는다. 그제야 나의 부러움을 받는 이들은 꾸준히 해내어 세월의 쌓임이 드러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건강한 체력과 훌륭한 몸매, 분위기 있는 사진, 가슴을 울리는 연주, 통찰력 있는 글, 국격을 높이는 경기 결과... 꼭 시간만이 만들어줄 수 있는 축적의 가치를 염원한다. 그 가치가 내면에 꼭 들어차서 자연스레 밖으로 흘러나오는 순간을 매력으로 바라본다.
가수 이효리가 십 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보컬 레슨과 작곡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불꽃같은 에너지를 토해내는 김완선, 엄정화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그녀들의 나이가 됐을 때 녹슬지 않는 열정을 보여줄 마음을 먹어보니 지금부터 십 년 보컬과 작곡에 공을 들이면 될 것 같더란다. 이미 완성형 가수라고 생각했던 셀럽도 앞으로의 시간을 쌓아나간다는 말에 용기를 얻는다. 아직 늦지 않았다. 시간의 세례가 자연스레 뿜어져 나올 그날을 그리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