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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켙커리어 Jun 23. 2021

‘Z세대·젠지’ 탐구, 그들은 트렌드를 만든다

그로스토리 #21 전 틱톡 매니저 차승학 (현 스푼라디오)

성장한 이들의 경험담, '그로스토리' 시리즈입니다. 시행착오를 먼저 겪고 성과를 낸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실무 꿀팁을 얻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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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간단 소개

틱톡, 배민에서 Z세대 대상 사업 개발을 해오셨던 차승학님과 Z세대와 콘텐츠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일잘러를 위한 교육 플랫폼, 그로스쿨입니다.




최기영 그로스쿨 대표, 이하 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차승학: 지금은 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사업 개발 일을 하는 차승학이라고 합니다. 전에는 창업도 했어요.



최: 틱톡(바이트댄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같은 핫한 기업들을 거치신 걸로 아는데요. 배달의민족에서도 콘텐츠 관련 일을 하셨나요?


차승학: 제가 신사업 부문에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쓰는 배민 관련 일은 아니었어요. 10–20대를 대상으로 하는 영상 서비스였으니까, 콘텐츠 관련된 일이 맞네요.



최: 배민도 콘텐츠 사업을 하는군요.


차승학: 제가 참여했던 ‘띠잉(Thiiing)’이라는 서비스와 ‘만화경’이라는 웹툰 서비스가 있었는데요. ‘띠잉’은 종료했고, ‘만화경’은 지금도 잘됩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띠잉.

Z세대, 그들이 본 것들이 그들을 만들다


최: 주로 Z세대(Generation Z, 젠지)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에 있으셨네요. MZ세대라고 밀레니얼 세대와 젠지를 엮기도 하지만, 뭔가 다른 듯한데 ‘Z세대는 이렇다’ 할만한 게 있나요?


차승학: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 단정 짓기는 어려워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정말 다르다는 점, 그리고 Z세대 각자가 또 다 달라요. 각자의 개성이나 취향 비전 꿈이 명백하게 다르고요.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똑똑합니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것이 있어서 그럴 수 있는데 10대 때부터 경제적인 고민을 많이 해요. 주식이나 부동산에 대한 지식도 월등하죠. 저는 학생 때는 돈도 없고 그래서 나중에 돈 벌고 많이 모으면 그때 재테크 해야지, 이런 막연한 생각만 했는데 젠지는 10–20만 원 용돈을 모아서 주식을 사거나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에서 거래하기도 하죠.



최: 미래가 잘 안 보여 내 길은 내가 찾겠다 이런 건가요? 회사에 들어가건 말건 상관없이?


차승학: 이재에 밝다고 할까요? 생각해 보면 젠지들이 초·중고생 때 윗세대들은 비트코인을 했고, 그 얘기들이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매일같이 들렸죠. 아무리 시사에 관심이 없어도 신문과 TV, 게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일 그런 얘기가 나오면 모를 수가 없죠. 또 2010년 이후로 성공한 창업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비트코인 부동산, 주식으로 부자 된 사람들이 셀럽이 됐어요. 근데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그 전 세대가 미디어를 통해 주로 들었던 얘기는 그냥 대기업이었어요. 또 젠지들과 그 전 세대가 노출되는 뉴스 중에 재테크 관련 정보의 볼륨 자체도 다른 것 같고요. 돈을 벌 방법이 다양하고, 돈 잘 버는 크리에이터, 유튜버도 생기고.



최: 자본시장이 발달하면서 그쪽이 더 콘텐츠에서 다뤄지고 하다 보니.


차승학: 사회적으로 다양한 방식의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예전에는 천편일률적이었죠. 전문직, 고시 패스, 대기업 임원 등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100만 구독 유튜버 할래? 삼성 임원 할래? 그러면 유튜버 선택하는 분들이 더 많을 거예요. 내 꿈을 이루고 나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다양한 사례에 대한 소식과 분위기가 만연한 사회가 되다 보니 각자 어릴 때부터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그게 재테크일 수도 있고 콘텐츠를 만드는 일일 수도 있고.


최: 근데 Z세대는 아직까지 소비력이 강하지는 않죠?


차승학: 저는 소비력이라는 개념 자체가 약간 과거의 관점이라고 봐요. 꼭 물건을 사야 고객일까? 구매력이 있는 층만이 가치가 있을까? 저는 그렇지는 않다고 보거든요. 틱톡도 그렇고 제페토도 그렇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소비력이 없는 어린 세대들이 먼저 썼던 플랫폼이에요. 근데 10–20대가 먼저 쓰고 다른 이들이 따라 쓰면서 유행이 되고, 힙한 게 되고 대중화가 되면서 어마어마한 광고 플랫폼이 된 거죠. 그러면 트렌디한 브랜드가 협업하고 싶어 하는 플랫폼이 되기에, 저는 초기 브랜드나 서비스 타깃의 소비력이 있냐 없냐가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아요.


3D 아바타 생성 앱 ‘제페토’.


최: 자주 보는 커뮤니티나 이런 게 있으세요?


차승학: 틱톡이나 제페토, 스푼같이 10–20대가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되도록 해보고요. 라디오 서비스 중에 버티컬로 하는 서비스 많이 보고, 콘텐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트위터나 커뮤니티는 별로 하질 않아요. 사실 커뮤니티나 트위터에서 유행이 시작되기는 해요. 매일 같이 다양한 ‘짤’들이 나오는데 그중 대부분이 마이너하거나 리치한 취향으로 흐르죠. 저는 그중 점점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유행이 되려 하는 시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요. 그러면 구글링도 더 해보고, 스터디도 하고, 단톡방에서 논의도 하고 그러죠.

신기한 건 제가 새로운 거 찾아서 ‘와 이거 대박’ 이렇게 어린 분들에게 얘기해 보면 이미 다 알더라고요. 저는 좀 늦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것이나 트렌드, 동향을 찾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 같지는 않아요.



최: 요즘 어디가?


차승학: 라이브커머스가 가장 핫하죠. 근데 이게 굉장히 어려운 영역이거든요. 지금은 쇼호스트가 하지만 이제 셀럽이 들어올 거예요. 이미 연예인들도 많죠. 쇼호스트 중 ‘잼형’ 같은 분들은 직접 에이전시를 만들어 잘하는 분들을 데리고 해요. 언젠가는 그 사람 얼굴만 봐도 뭐든 바로 사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 나올 거예요.



최: 유튜버가 많이 넘어오겠네요.


차승학: 유튜버들일 수도 있고. 개그맨들도 확실히 잘해요. 순발력이 있으니까요. 그립이라는 라이브커머스에서 가장 성공한 캐릭터가 유상무잖아요. 유상무는 키면 물건 그냥 사게 될 정도라던데, 그런 사람 중 조금 더 대중적이고 이미지가 좋은 사람이 나온다면 그 자리를 차지하겠죠.



최: 대중성이 있으면서 그런 사람이 나오면…


차승학: 한 시간에 10–20억씩 파는 거죠. 중국처럼.




축적의 시간을 통과해낸 중국


최: 예전에는 미국에서 트렌드가 시작되어 일본 찍고 반 발짝 느리게 한국에 왔는데 이제는 중국인 것 같아요.


차승학: 중국은 좀 신기하긴 해요. 엄청난 인구에 정부의 강력한 통제, 자유경쟁시장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뭐가 하나 나오면 왕홍 라이브커머스 같이 어마어마하게 커지는 것 같고.



최: 중국 무시하는 나라는 한국뿐인가요?


차승학: 한국이 진짜 특이한 나라죠. 우리 게 뭐라도 있잖아요. 검색엔진도 네이버가 있죠. 근데 다른 나라는 다 미국 걸 쓰잖아요. 그 관점에서 ‘틱톡’은 굉장한 의미가 있어요. ‘틱톡’은 중국에서 만들었지만 미국에서도 열심히 쓰죠. 예전에 중국은 OEM이나 공장, 짝퉁 이미지였고 ‘니들이 싸게 만들 수는 있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 할리우드같이 세련된 건 절대 못 만들 거야’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제는 균형이 점점 맞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중국의 IT가 그전까지는 카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면 이제 축적의 시간을 지나고 나니 지금은 창의적인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거죠.

이래도 무시할 거냐


최: 저는 7–8년 전 마지막으로 중국에 가봤을 때, 이미 기술 수준은 한국을 넘어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강대국은 확실하지만 선진국은 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차승학: 근데 똑똑한 사람이 정말 많아요. 확률 게임을 해도 인구가 많으니까 비율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겠죠. 근데 그 똑똑한 사람들이 다 IT계로 많이 몰려가 있으니, 한국도 똑똑하고 대단한 나라라고 느끼지만 일단 규모의 싸움에서 이기기가 어려운 상황은 맞죠.

바이트댄스(틱톡)에 있었을 때, 바이트댄스는 스스로를 인공지능(AI)회사라고 했어요. 실제로도 기술력이 엄청나고요. 개발진들에 미국 석박사 출신이 수두룩해요. 이전에는 중국이 기술적인 면에서 우위에 있었어도 저희가 리스펙 하지 않았죠. 근데 이제는 브랜딩에도 투자를 많이 하니 틱톡 같은 브랜드가 나오는 것 같아요 틱톡 자체만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나 메시지들을 보면 실리콘밸리 서비스랑 별반 다를 게 없어요. 멋있어요.



최: 바이트댄스에는 어떻게 취업(?)을 하신 거죠?


차승학: 틱톡은 한국에 런칭할 때 조인을 했어요. 한국어 관련해서는 중국 직원들이 먼저 했는데, 사실 한국에서는 중국 드라마나 영화 같은 콘텐츠를 평가 절하하는 경향이 좀 있잖아요? 일본은 일부러 무관심하고요. 그래서 그들이 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네이티브 직원을 뽑자고 결정했고, 저는 운 좋게 지인의 소개를 받아서 인터뷰를 봤죠. 그렇게 제가 입사하던 비슷한 시기에 한국인이 두 명 조인했어요.



최: 한국 지사에 2명이 된 건가요?


차승학: 그렇죠. 그래서 한 명은 마케팅을 했고, 저는 콘텐츠를 했어요. 저는 연예인들 섭외하고, 틱톡에 콘텐츠 좀 올려 주세요 여기저기 설득하러 다니고… 처음에는 틱톡이 중국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설득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어요. 근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틱톡이 유명해지니, 오히려 연예인들이 먼저 연락 오기도 했어요.



최: 틱톡에 있을 때에는 한국에서 누구 눈치 볼 사람도 없고,


차승학: 제일 좋았죠. 처음에 위워크 선릉에서 둘이 있을 때 일은 진짜 많아서 미팅도 너무 많고 정신없었지만 조직 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성장을 느끼는 쾌감 이런 것들도 있었고, 너무 행복하고 일 외에 별다른 걸 고민할 필요가 없던 시기였죠. 그때 멤버들과 아직도 친해요. 근데 재밌는 건, 다들 지금 있는 곳이 스노우, 제페토…



최: Z세대를 겨냥한 서비스들에 다 포진돼 있네요.


차승학: 틱톡에서의 경험이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겠죠.




Who’s next? 오디오 플랫폼


최: 그 전에 창업은 언제 하셨죠?


차승학: 창업은 대학교 졸업하고 바로 했는데 원래는 광고 쪽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카피라이터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광고회사에 멋진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저는 멋지지 않지만 그 속에 껴 있으면 반은 따라가겠지? 하는 희망이 있어 가려고 했는데 너무 문이 좁고 고민을 하다가 졸업할 때가 됐어요. 근데 그 시기에는 그 똑똑하고 창의적이었던 분들이 다 스타트업에 가 있는 거예요.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인턴을 해보니 너무나 좋은 경험을 해서 인턴 막바지에 주위에 지인들 설득해서 창업했죠. ‘호우호우’라는 서비스고요.

귀엽다.


최: 꽤 유명한 서비스였는데.


차승학: 2014년에 창업하고 3년 넘게 했어요. 운 좋게 매체에도 나오고 여기저기 소개가 되면서 100만 다운로드를 찍었어요. 정말 잘됐죠. 근데 이걸 돈으로 못 바꿨어요. 취업 후에 원천징수 영수증을 보니 연 소득이 3년 동안 계속 1,200만 원인가가 찍혀 있었어요. 근데 이러면 솔직히 생활이 안 되잖아요? 멤버 중에 결혼하고 싶은 분도 있었고, 개발자는 다른 데 가면 연봉도 높을 건데… 이걸 팔든가 해서 처리할 방법을 6개월 정도 찾아봤는데 물론 팔지 못했어요. 기대했던 가치에 대한 차이도 있고, 산다는 곳은 광고 붙여서 돌리겠다고 하는데 저희는 애착이 있었으니까요.


그럴 바에는 우리가 회사를 안 하는 게 남는 장사이니 사이드 잡으로 생각하고 유지만 시켜 놓자. 광고 들어오면 광고하고 그러면서 빚도 갚고. 창업했을 때 카드론을 받으면서 “우린 차를 한 대 샀다” 그런 얘기를 했어요. 차를 좀 좋은 걸 샀다, 이 나이 때 타기 좋은 수입 차를 산 거고 그러니까 우리는 찻값을 내는 거다, 그냥 그렇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직원분들 퇴직금도 분할해서 드렸어요. 다들 잘 이해해 주셨고 지금도 다 연락하고 지내고요.



최: 근데 지금도 ‘호우호우’’는 돌아가던데?


차승학: 지금도 돌아는 가요. 운영을 전혀 안 하는데 사실 이게 날씨다 보니까 그냥 있나 보다 하고 쓰는

거죠. DAU가 지금도 1–2만 정도 나와요.



최: 우리보다 높은데?


차승학: 그렇게 무의미한 트래픽은 아닌 거죠. 잘나갈 때는 DAU가 8–9만 정도 나왔어요. 근데 뭐 아픈 성과입니다.



최: 지금까지 쭉 들었을 때는, 트렌드 센싱을 굉장히 잘하시는 것 같아요.


차승학: 원래 콘텐츠 쪽에 관심이 있고, 그게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릴 때 광고 회사 가고 싶어 했으니까 재밌고 신기한 것들을 직간접적으로 봤고, 저도 그걸 보는 게 너무 익숙한 삶이었던 거죠. 그래서 요즘도 호우호우 캐릭터 보면서 우스갯소리로 얘기하는데 “야~ 이게 잘됐으면 핑크퐁인데!” 이런 얘기하거든요? 우리가 타깃을 잘못 잡았다. 성공하는 케이스를 보면서, 그럼 다음은 뭐가 되지? 다음은 사람들이 뭘 좋아할까? 어떤 콘텐츠 포맷이 산업적으로도 더 매력이 있을까? 이런 고민들은 계속하고, 최근에 오디오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비슷해요. 비디오는 이제 과포화 상태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무한 경쟁의 체제로 갔고, 결국 이제 기존의 플레이어들만 잘하게 되고, 거기에 이제 붙는 콘텐츠 창작자나 팀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된 거죠.


근데 사람들이 과연 비디오로만 시간을 보내는 게 맞을까요? 저는 운전할 때 항상 라디오를 들어요.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거든요? 그 방송 너무 좋아요. 라디오, 정말 레거시고, 올드한 미디어인데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들어요. 그건 그 존재의 매력이나 장점이 분명해서죠. 영상을 대체하진 않겠지만, 영상을 볼 수 없을 때 듣게 되는 지점들이 많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MZ세대도 라디오를 듣는 경우와는 다르지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음성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해서 더 잘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올해 스포티파이도 들어오고, 스푼 같은 서비스도 잘되죠. 무엇보다 최근에 클럽하우스 열풍을 보면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잠재력이 느껴집니다.



최: 무선 이어폰의 대중화도 영향이 컸던 거 같아요.


차승학: 그렇죠. 유선 이어폰은 이어폰과 기기가 계속 붙어 있어야 하고, 그러면 거추장스럽고, 이동할 때 불편하고. 근데 무선 이어폰은 사실 몸에 부착되어 있는 느낌이니 계속 틀어 놓을 수 있는 거죠.



최: 오디오는 안 보면서도 소비할 수 있고, 그래서 사람들의 시간을 계속 점유할 수 있는 점에선 훨씬 더 유리하겠네요.


차승학: 오디오 콘텐츠 관련된 플랫폼들이 아직 수익화 부분에서는 고민이 많지만, 이제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Z세대를 이해하는 법, 일단 같이 써보자


최: 본의 아니게 Z세대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신데.


차승학: 먹고 살려고 뭐라도 하다 보니… 직장인으로써 차별화 포인트가 있긴 있어야 하니까 계속 고민했던 거 같아요. 창업 잘 안 되고 방황하니 이전부터 알던 친한 지인분들이 자기들 회사 들어와서 유튜브도 보고, 신사업도 좀 도와달라 해서 우연히 MCN에서 잠깐 일할 수 있었어요. 유튜브와 크리에이터가 한창 핫할 때였는데, 들어가서 보니 유튜브가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이전에는 ‘캐릭터 콘텐츠나 콘텐츠 릴리즈 어떻게 하지?’가 고민이었다면, MCN에서는 플랫폼 공부를 많이 하게 됐어요. 그렇게 보니 벌써 유튜브는 유튜버 생태계가 자리 잡았더라고요. 과포화 상태가 아닌가? 그럼 다음은 뭘까? 싶었죠. 영상은 일단 무조건 잘된다. 근데 유튜브는 만들기도 어렵고, 그 고민을 하면서 이거저거 찾아보다 만난 게 뮤지컬이나 틱톡 같은 플랫폼이었어요.



최: 모바일로 찍고, 쉽게 편집하고.


차승학: 근데 중국은 이미 난리 났더라고요. 도우인이라는 틱톡의 중국버젼 서비스가 너무 잘돼서, 이건 무조건해야 한다 싶었죠.

도우인으로 썼지만, 틱톡으로 읽힌다.



최: 저는 세대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틱톡을 못 보겠어요.


차승학: 저도 그랬는데,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 시간이 너무 잘 가는 거예요. 이거 뭐지? 이 사람들 뭐 하는 사람들이지? 이걸 계속 보게 한다는 게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영상을 끊임없이 볼만한 것들을 이어서 틀어주는 알고리즘 때문이거든요? 틱톡 들어가서 직접 보고 나서도 그랬지만 이건 정말 대단하다, 유튜브 한 편을 10분 동안 보는 것보다 틱톡 100편을 10분 동안 보게 하는 게 더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최: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볼만한 것을 계속 추천해주는 거예요?


차승학: 네. 좋아했던 걸 기반으로 추천을 하고, 지금 잘되는 것까지 믹스해서 보여주고, 물론 지금은 멋지게 포장하지만 초기에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것도 많았어요.



최: 예전에 바인이라는 서비스가 생각나요. 그것도 처음에는 웃긴 거 위주로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어느 순간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차승학: 맞아요. 저도 바인 써봤어요. 6초 숏폼인데, 너무 재밌고 많이 썼는데 베타 버전 때 트위터에 매각이 됐어요. 베타 시즌에 트위터가 그걸 샀고, 인수 후 기업 문화나 이런 것들이 안 맞았고, 한국은 힙스터가 쓰고 나서 대중화가 되어야 하는데 결국 힙스터만 썼죠. 왜냐면 틱톡은 음악이랑 효과를 쉽게 넣을 수 있는데 바인은 그런 게 없어서 만드는 사람들이 진짜 잘해야 해요. 스탠딩 코미디하는 느낌이거든요. 슬랙스틱도 해야 하고 음악이나 효과도 없고.



최: 개그를 잘 쳐야 했군요?


차승학: 네. 근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죠. 하지만 틱톡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아요. 물론 저는 잘 못 하지만, 기성세대가 싸이월드에 오글거리던 글 남기던 것처럼 요즘 Z세대들은 틱톡을 찍는 거죠.



최: 글보다는 영상을 찍어버린다?


차승학: 세대 자체가 그렇고 다른 플랫폼도 마땅치 않아서 틱톡을 하는 것 같아요. 또 틱톡도 기술적으로 잘 만들어졌고요.



최: Z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차승학: 새로운 서비스를 써보는 습관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페토, 틱톡, 잼리, 스푼, 등 항상 새로운 서비스가 쏟아져요. 그중에서도 좀 튀는 서비스가 있죠. 투자를 많이 받거나 유저가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그러면 전 무조건 깔아보고 들어가 보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최대한 써요 나중에 지우더라도 한 달 정도 써보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죠. 잼리 같은 서비스는 진짜 난리 나거든요. 서로 어디 있는지 위치 나오고 배터리 잔량까지도 나와요. 극악무도한 서비스라고요. 옛날에 위치 추적 앱 있었는데 그게 얼마나 사회악적인 서비스인지 경험했잖아요? 근데 어린 친구들은 그런 소셜네트워킹을 받아들이는 거죠.

왜 그럴까 계속 질문해보고 쓰는 친구들을 만나보면 얼추 이해가 돼요. 얘네들의 생활패턴이 사실 단순하거든요 학교 갔다 학원 갔다. 뭐 어디 딴 데 빠질 일도 없고, 그냥 아는 친구들 만나고 그러다 연락 안 돼서 앱 봤더니 배터리가 떨어져 있으면, 왜 안 되는지 알 수 있고. 저는 그냥 무조건 써보는 거. 그걸 써보고 지우더라도. 그리고 그걸 쓰는 진성 유저가 주위에 있다면 맛있는 거 사주면서, 직접 물어보고 합니다.



최: 강의 때는 어떤 말씀을?


차승학: 아마 계속 콘텐츠에 관해 이야기할 겁니다. 사람들이 요즘 어떤 콘텐츠에 푹 빠져 있고, 어떤 콘텐츠 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내는지요. 자연스럽게 다음에 부상할 콘텐츠 포맷이나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 예를 들어 오디오나 라이브 커머스 그리고 폐쇄형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거고요. 짧은 시간이지만 그렇게 요즘 콘텐츠 마케팅과 트랜드에 대한 감각과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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