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야기 달고나 달구나, 잘 구워내니 달구나 달고나
1980년대 초등학교 앞에는 달큼한 냄새가 진동하는 달고나가 인기였다. 설탕 한 국자가 적절히 가열된 틀 속에서 찰나의 시간을 지나면 보글보글 끓은 후, 짙고 먹음직한 캐러멜의 깊은 단맛을 뿜어내는 달고나로 탈바꿈된다. 눈, 코, 입을 모두 달달하게 해주는 마법이다.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이 조리 과정은 커피의 로스팅 과정과 닮아있다. 커피의 여러 가지 맛과 향의 요소 중 단맛의 발현과 연관된다.
로스팅 과정을 거치기 전 생두(그린빈)는 잘 건조된 쌍떡잎식물의 씨앗이다. 그 식물의 열매인 체리는 커피라고 불리는 씨앗을 품고 있는 과일이다. 요즘 마트나 과일 가게에 방문하면 '몇 브릭스 이상!'
이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때 브릭스는 당도를 대략적으로 정하는 수치이다. 커피 또한 과육이 가진 브릭스 수치로 계측되며 그 수치에 따라 당도를 가늠한다.
선별된 커피 체리는 과육을 제거한 후 물에 씻어 건조하거나, 태양빛 아래 바로 건조하는 방식으로 씨앗만 분리된다. 두 가지 프로세싱을 통해 더 세밀하고 선명한 커피 생두로 재탄생되면 다음은 커피 로스터의 몫이다. 로스터의 손길이 닿은 생두는 적절하게 가열된 로스팅 기계의 드럼 혹은 챔버 안에서 골고루 가열된다. 열기로 노릇노릇 익어가는 시간을 오롯이 통과하면 생두 한 알 한 알이 품고 있던 단 성분들이 마치 달고나의 설탕처럼 짙고 깊은 단향을 뿜어낸다. 이것이 바로 커피 로스팅, 즉 생두를 굽고 익혀가는 과정이다.
좋은 당분을 가지고 있는 커피(그린빈)와 그런 커피를 잘 이해해 주는 로스터가 만나면 조화로운 단향을 가진 커피가 탄생된다. 그 단향은 우리 기억 속 달콤함과 만나 추억의 달고나와 같은 커피로 혀끝에 행복을 전한다. 추억을 소환하는 커피, 그 부드러운 단맛이 삶을 에워싸는 순간, 울림이 떨림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