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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Sep 25. 2015

엄마도 사생활이 필요해!

엄마가 행복한 육아이야기

며칠전 신생아를 키우는 친구가 1년만에 목욕탕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정말 오랜만에 아이와 떨어져 오로지 내 몸만을 돌보고 가꾸고, 좋아하는 커피우유를 한잔 했던..그 짧은 2시간이 너무 행복했다는 이야기를요.


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기뻤습니다.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100일 가까이 키우면서 오로지 아이에게만 집중하며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냈던 친구가 드디어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틈을 만들기 시작한것 같아서 정말 안심이 되었고,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목욕을 꼭 가라고 당부까지 했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내게 사적으로 묻는 말중에 하나는 '이제 일하고 싶다' 입니다. 나는 나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나 답답해 했었던 성격이기에
내게 그런말을 하는 엄마들의 마음에 늘 공감합니다.

나는 나에게, 그리고 엄마들에게 '일' 이란 과연 무얼까 생각해봤는데요, 우리가 결혼전 하던 그 경제적인 의미의 '일'이 아니라 내가 나로서 온전하게 존재하는 공간, 시간..그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것은 아닐까 합니다.


보통 엄마가 되면 모성이 생기게 되고, 아이의 초기 몇년은 엄마가 늘 함께 있어주어야 한다 라는 말을 듣곤 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왜 나는 엄마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힘들어 할까'  죄책감을 느끼는 엄마들이 참 많습니다. 저 역시 처음엔 그러한 마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답니다.  


하지만 내가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늘 있어주는것 참 좋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가 무엇을 원하는가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아이와 온전히 3년을 함께 해주며 행복하고 만족스럽다면 참 좋겠지요...하지만 엄마의 성향이 도저히 아이와 24시간 함께하며 버티는 일상이 그야말로 버티는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나는 차라리 일을 하거나 잠시라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자기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것이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좋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늘 편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아이를 맡기고 운동을 하거나 커피를 마셨고, 조금씩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었습니다.


나 역시 내가 일찍이 내 삶으로 돌아온것에 대해 주변의 의아한 시선과 공격을 견뎌야 했기에 쉽지않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그래도 엄마가 내 존재감을 모두 희생하여 아이를 돌보아야한다는 죄책감에서 조금이나마 가벼워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엄마에게 '일'이라는 것이 엄마 개인의 존재감을 의미한다면, 나는 그 '일'은 꼭 직장에 나가는 것만이 아니라 엄마가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이
포함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엄마가 자신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 일, 목욕탕에 가는 일, 내가 하고싶은 것 하나라도 조금씩 시작해보는 일. 이런거 모두요.


이런일을 시도할때 불안함이, 또 아이와 잠시 분리되어야하는 미안함이 우리를 늘 우리를 가로막습니다.하지만 자기자신을 돌보는 행복한 엄마는 아이에게 안정적이고 좋은 환경 중 하나이며, 아이에게 간접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건강한 삶의 프레임(frame)이 되기도 한답니다.

그러니 엄마들, 내가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붙들고 가는 용기를 갖기를 바래요.

엄마가 아니라 그냥 나의 존재만으로 있을 수 있는 한가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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