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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Sep 25. 2015

인사이드아웃, 부모를 위한 감정교과서

픽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 보셨어요? 저는 제가 상담하는 청소년 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보았는데요, 정서조절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친구를 위해 선택한 영화였지만 오히려 저 역시 큰 감동과 깨달음을 얻었어요. 역시 픽사! 했답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 아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기쁨, 슬픔, 소심, 분노, 까칠 이라는 다섯개의 감정을 통해 우리 안에서 여러감정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게 합니다.


감정이 기억으로 보내지고 여러개의 섬들을 구성하며 그것이 인격이 되는 과정이라든가, 무의식(영화에서는 잠재의식), 꿈의 형성등에 대해 표현된 부분은 보는 내내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정서에 대한 공부하면서 몇년을 머리싸매게 했던 개념들을 어쩜 이렇게 쉽고 유쾌하게 풀어냈을까- 감동했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를 보며 여러번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는데요, 어린시절 엄마아빠와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엄마로서 나의 아이를 떠올리며 뒤섞이는 묘한 감정을 느꼈답니다.


이 영화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할 뿐 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는 아이의 감정의 성숙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교과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듯해요^^


아이의 인격에 바탕이 되는 감정!

우리가 아이와 여행을 한다던가 무언가를 할때 그런 생각을 하잖아요. 아이가 과연 이걸 기억할까? 사실 영화에서 보여주듯 아이들은 몇개의 핵심된 기억은 유지라지만 모든것을 다 기억하지 못하지요. 그렇다면 아이와 함께하며 우리가 하는 노력들은 다 소용없는 것일까요?


저는 인사이드아웃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부분은 주인공 아이의 기억들이 감정으로 남아 그것이 모여 섬을 이루고 인격을 이루게 된다고 표현된 부분이었어요. 우리가 아이와 어떠한 시간을 보낼때 그 사실들이 아이에게 전부 세세하게 기억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동안 아이가 느낌 정서가 결국 아이에게 남는것 같아요. 그리고 그 정서가 차곡차곡 쌓여서 아이에게 가족섬, 우정섬, 엉뚱섬들을 만들어주게 되구요.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렇게 남아있는 정서와 기억의 섬들은 아이가 세상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원이 되고 어려운 상황을 맞이 하게 될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때론 그것이 무너질 정도로 위기를 겪을 수도 있지만 그 섬이 이미 만들어져 있던 아이는 그것을 다시 만들어낼 힘도 이미 가지게 되는 것이겠죠. 아이에게 다양한 감정을, 특히 긍정적이고 행복한 감정의 경험을 주는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중요한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슬픔과 분노도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감정!


인사이드아웃이 주는 중요한 메세지중 하나는 슬픔은 나쁜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하고 우리를 성숙하는 감정이라는 사실이예요.


우리 아이의 삶이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로 가득하길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우리는 슬픔이 우리의 기억을 더 아름답고 다채롭게 하고 때론 그것이 상대를 이해하게 하는 소중한 수단이 되며 이를 통해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슬픔 뿐만 아니라 분노와 소심, 까칠이라는 각각의 감정들도 우리를 안전하게 방어하게 하고 때로는 도전하게도 하는 여러기능을 하고 있지요.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에 기억의 구슬이 여러가지 색깔로 물들어져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깊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아이에게 긍정적인 감정들 못지 않게 다른 다양한 감정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것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 같아요.


영화에서도 그러잖아요. "감정은 억지로 포기되는 것이 아니야" 라구요^^



나는 나의 감정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


그런데 아이에게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게 허용하는것이 실제로는 참 어려운 일이예요. 저는 그래서 부모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먼저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들은 이미 살아오면서 각기 다른 감정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거든요. 우리중 대부분은 화를 내거나 슬퍼하는 것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갖거나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며 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자신의 감정을 누르며 사는 것 뿐만 아니라 자녀의 감정경험이나 표현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되구요, 자연스럽게 아이의 슬픔이나 분노를 허용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가 먼저 나는 내 감정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자기자신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해요. 내가 나의 분노와 슬픔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면 아이에게도 허용할 수 있고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는 힘도 가르칠 수 있을테니까요. 마지막에 주인공 아이가 "예전에 살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고 너무 힘들어요 화내지 마세요" 라고 말하며 흐느낄때 부모도 "우리도 너무 힘들고 그립다" 라고 이야기하며 함께 우는 장면은 바로 이러한 부분을 잘 보여주는 장면인것 같아요.

좋은 부모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사람


인사이드아웃에는 곳곳에 새로운 깨달음이 참 많지만 저는 부모와 아이의 감정에 대한 부분에만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해보았어요.  영화포스터에 보면 "진짜 나를 만날 시간" 이라고 적혀있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것이 어떤의미인지 좀더 분명히 알게 되었어요.


좋은 부모가 되는 과정은 부모로서 필요한 어떤 스킬을 익히는 것 보다는, 부모가 나 자신 그 자체로서 나를 더 정확히 알아가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영화를 안보신 분이라면 꼭 보시면서 감정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기회가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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